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에서도 언택트 판매 채널 확대 흐름이 뚜렷하다. 자체 플랫폼이 없는 업체들은 홈쇼핑부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이트까지 다양한 판로를 활용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디젤게이트 이후 딜러망이 약화된 폴크스바겐이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최근 11번가에서 티구안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가 11번가에서 상담 신청을 하면, 폴크스바겐 콜센터에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이나 시승 등 일정을 예약해주는 방식이다. 사양에 따라 최대 10% 할인받을 수 있다.
베엠베(BMW)코리아는 지난해 말부터 자체 온라인 플랫폼 ‘베엠베 샵 온라인’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서는 한정판 모델만 판매한다. 이제까지 1시리즈와 엑스(X)6의 퍼스트 에디션 등이 판매됐다.
이커머스와 티브이(TV)홈쇼핑을 동시에 활용하는 업체들도 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4월 리스펙 코란도와 티볼리를 출시한 후 11번가에서 30만원 할인권을 10만원에 판매하는 등 온라인 구매 채널을 확보해왔다. 할인권을 사면 가까운 쌍용차 전시장과 연결해주고 시승과 구매 상담을 진행하는 식이다. 쌍용차는 같은 차종을 시제이(CJ)오쇼핑에서 선보이면서 100만원 할인 행사를 열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2018년 자체 온라인 판매 플랫폼 ‘브이클릭’을 출시한 폴크스바겐도 이번에 수혜를 입었다. 지난달 브이클릭 다운로드 수는 지난 4월보다 18.5% 증가한 1672건, 회원가입은 21.8% 증가한 923건이었다. 시트로엥도 지난달 판매한 그랜드 시(C)4 스페이스투어러 24대가 100% 온라인 유입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시트로엥 관계자는 “해당 모델의 경우 온라인 프로모션이 전혀 없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이라기보다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언택트 그 자체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온라인 판매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인 곳도 많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의 여러 절차가 점점 디지털화되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 플랫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엠베코리아 관계자도 “현재 시행 중인 한정판 온라인 판매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앞으로 다른 일반 모델도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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