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가 올해 말 한국에서 철수한다.
한국닛산은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12월부로 한국 시장에서 닛산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4년 닛산이 한국에 진출한 지 16년 만이다. 한국닛산은 “대내외적인 사업 환경 변화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의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며 “본사는 한국 시장에서 다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추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닛산은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인피니티를 제외한 연간 판매량은 2018년 5053대에서 지난해 3049대로 40%가량 줄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813대 팔리는 데 그쳤다.
닛산 본사도 사정이 녹록지 않다. 이날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실적 발표에서 닛산은 6700억엔(약 7조7000억원)의 순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1999년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닛산은 “미국에서 판매가 부진했고,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생산과 판매가 모두 타격을 입었다”며 “앞으로 북미와 중국, 일본 시장에 집중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닛산은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저가 브랜드 닷선러시아도 철수시키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와 스페인 공장은 폐쇄한다.
한국닛산은 자동차관리법상 무상보증 기간 3년과 부품공급 의무 기간 8년 등을 모두 차질 없이 지키겠다고도 밝혔다. 사후관리 서비스도 이에 맞춰 2028년까지 제공한다. 한국닛산은 “한국 시장 내 판매 중단에 대한 적절한 시기는 올해 안에 딜러사 및 고객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결정겠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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