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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완성차 가동 중단 여파…부품업체들 직격탄 “일주일이 고비”

등록 2020-02-06 20:16수정 2020-02-07 02:38

취약한 공급사슬로 인한 생산 차질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번져
중소업체들 “연쇄 휴업 불가피
사태 장기화 땐 줄도산 우려”
현대차그룹, 1조원 긴급자금 내놔
<한겨레> 자료 사진
<한겨레> 자료 사진

중국산 배선 뭉치인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의 재고 소진으로 현대차를 비롯해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공장들이 잇따라 가동을 중단하면서 수천여 부품 업체들이 연쇄 휴업에 들어갈 처지에 놓였다. 완성차 업체들의 취약한 공급사슬 구조로 인한 생산 차질 여파가 차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현대·기아차의 핵심 부품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5일부터 모듈 공장을 세웠다. 한국타이어는 생산 물량 조절에 들어갔고 금호타이어는 이번 주말 일부 공장의 가동을 멈춘다. 중소·중견 부품 업체들도 이번 주말부터 순차적으로 생산 중단을 예고했다. 현대차에 차체를 공급하는 ㅅ사는 6일부터 일부 라인의 생산을 멈췄다. 현대차가 7일까지 전 차종의 생산을 중단하기 때문에 다음주부터는 다른 라인의 조업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사정은 다른 업체도 비슷하다. 실린더 헤더 커버를 생산해온 ㄱ사는 5일부터 감산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한 임원은 “완성차 쪽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다음주부터 생산 라인을 순차적으로 세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완성차 제조는 2만여개의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으로 이뤄진다. 컨베이어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는 생산라인은 여러 개의 공정을 거치는데, 공정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생산라인을 중단하는 구조다. 완성차 업체들은 그때 그때 필요한 부품을 가져가 쓰는 이른바 ‘적기생산방식’(JIT)을 적용해왔는데 이번 사태처럼 완성차 공장이 멈춰서게 되면 부품 업체 생산라인도 연쇄적으로 멈춰설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쌍용차 공장을 멈춰 세운 것은 중국산 전선 뭉치였지만, 수많은 국내 부품 업체들이 연쇄 휴업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것은 차 산업의 이런 독특한 생산 공정에 따른 것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뒤늦게 부품 수입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품질과 가격 등이 맞지 않아 당분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 업체들은 동남아와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소싱을 통해 부품 조달 창구를 다변화해서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우리는 중국에만 몰렸고 그나마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로 재고 비축 기간도 짧다”며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게 가장 큰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대기업 계열 부품사들은 당분간 휴업 사태를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자금 여력이 없는 중소 부품 업체들이다. 차 업계는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끝나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이보다 길게 끌 경우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을 우려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주일 정도의 가동 중단은 특근 등으로 만회할 수 있지만 장기화한다면 손실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재로선 중국 정부가 현지 기업들에게 휴무 연장을 권장할 것으로 보여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영세 업체들을 시작으로 줄도산할 우려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중소 부품 협력사들의 유동성을 돕기 위해 1조원대 규모의 긴급 자금 지원방안을 내놨다.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 350여개를 대상으로 경영자금 3080억원을 무이자로 지원하고 납품대금 등 6920억원을 조기 지급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차 협력사와 함께 2·3차 협력사로도 자금 지원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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