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다음달 주주총회를 앞둔 현대모비스의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공개하며 현대차그룹을 재차 압박했다.
엘리엇은 27일 공개한 서신을 통해 다음달 22일 현대모비스 정기주주총회에 상정될 주주제안 내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자신들이 올린 의안을 지지해줄 것을 주주들에게 요청했다.
먼저 엘리엇은 “저희는 현대모비스에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외부 주주 중 하나로서, 3월22일 현대모비스 정기주주총회에서의 심의를 위해 저희가 제출한 주주제안 사항에 관하여 상세히 설명드리고자 본 서신을 보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엘리엇이 밝힌 주주 의안은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반영한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이사회 규모 확대 및 자신들이 추천한 2명의 사외이사 선임,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 및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사외이사 후보를 회사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 등이다.
엘리엇은 “모든 주주들이 초과자본상태를 보이는 현대모비스의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고 기업지배구조를 제대로 개편하기 위해 제안된 의안들을 지지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현대차에도 8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도 주주 환원이 미흡하다며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총 4조5천억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1조6450억원)의 3배 가까운 규모다.
앞서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는 지난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엘리엇의 주주제안 내용을 밝힌 뒤 배당 성향을 높이고 사외이사 추천권을 요구하는 엘리엇의 제안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열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배당 규모와 사외이사 선임 등을 둘러싸고 엘리엇과 표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엘리엇은 현대차 지분 3.0%와 현대모비스 지분 2.6%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시장에서는 표 대결에서 엘리엇이 요구를 관철하긴 어렵겠지만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진행중인 현대차그룹을 압박하는 카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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