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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정의선, 현대차 대표이사 맡는다

등록 2019-02-26 17:18수정 2019-02-26 20:37

책임경영 강화와 함께 경영권 승계 한발 다가서
현대차, 정몽구·정의선·이원희·하언태 각자 대표체제

현대모비스도 대표이사 맡기로…기아차는 사내이사
현대차 “아직 지분 넘기지 않아 ‘경영승계’ 아냐”
재계에선 “사실상 경영권 장악한 ‘정의선 체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지난해부터 그룹 경영을 총괄해온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내 상징성이 가장 큰 현대차의 대표이사직을 맡음으로써 책임경영 강화와 함께 경영권 승계에 한발 다가선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신규 대표이사 선임 추진 등의 안건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차는 다음달 2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처리와 연계해 주총 이후 별도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표이사로 확정할 계획이다.

신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현대차는 현재의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정몽구 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부사장 등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게 된다. 현대차는 “정 수석부회장이 평소 주주, 투자자,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만큼 주주권익 보호와 성장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는 선순환 구조 형성이 보다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 타이틀도 달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같은날 주총과 이사회를 열어 신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정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박정국 사장 등 3명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게 된다. 앞서 기아차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어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정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게 되는 것은 기아차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지 11년 만이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2008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 뒤로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부회장을 맡아 그룹 후계자로 사실상 현대차 경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대표이사직을 맡지 않았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말 현대차그룹 사장단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친정 체제를 구축한 뒤 주력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잇따라 맡음으로써 경영권 승계 작업도 한층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부회장은 수년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정 회장의 사실상 부재 상황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총괄해왔다. 지난해 인사가 세대교체의 의미가 강했다면 이번 대표이사 선임은 경영 승계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쪽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고, 보유 계열사 지분을 넘기지도 않았기 때문에 경영 승계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정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 승계만 이뤄지지 않았을 뿐 사실상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그룹 주력 4개사의 사내이사 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로서 실질적으로 그룹을 총괄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을 보좌해온 핵심 인사들을 2선으로 내리고 정 수석부회장을 떠받칠 50대 인사들을 사장직에 전진배치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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