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서울 양재동 사옥. <한겨레> 자료 사진
현대자동차가 다음달부터 근무 복장을 완전 자율화한다. 2017년 초 일부 부서에 넥타이를 매지 않는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을 허용한 지 2년 만이다. 유연 근무 체제에 맞춰 업무 몰입도를 높이고, 경직된 조직 문화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현대차는 오는 3월부터 서울 양재동 본사를 포함해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복장 자율화를 전면 도입한다고 24일 밝혔다. 그동안 일주일에 한번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을 허용하던 것을 매일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근무해도 될 정도로 복장 규정을 완화하는 것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7년 2월부터 매주 금요일 국내영업본부와 연구소 등 일부 부서를 중심으로 넥타이를 매지 않는 간편복 차림을 권장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자율복장 전면 도입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조직문화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주요 그룹 가운데 정장 차림의 복장 문화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정장 차림이 조직 분위기를 경직되게 만들뿐 아니라 창의적인 사고를 방해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현대차부터 전면 변화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달 중순 세미 캐주얼 차림으로 수소전기차인 현대차 ‘넥쏘’ 운전석에 앉아 자율주행 기능을 시범하는 셀프 영상을 직원들에게 보내 눈길을 끌었다.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현대차가 전면 자율복장을 도입하고 경영진이 앞장 서면서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에도 적잖은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 주요 기업들은 자율복장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1999년 씨제이(CJ)를 시작으로 삼성·에스케이(SK)·엘지(LG)·롯데 등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여름에 반바지 착용까지 허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 정기공채 폐지에 이어 완전 자율복장 도입으로 조직 문화에 활력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는 업무 특성상 안전 문제나 고객 접점이 많은 조직은 예외를 두기로 했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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