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자동차 수출 선적부두 전경. <한겨레> 자료 사진
지난해 자동차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했음에도 대당 평균 수출단가는 1만5천달러대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차종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스포츠실용차(SUV)의 수출 비중이 커지면서 수출단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전체 수출 대수는 244만7903대로 전년에 견줘 3.2% 감소했고 수출 금액은 376억862만달러로 1.6% 줄었다. 그러나 자동차 한대당 평균 수출단가는 1만5400달러(1723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6% 늘어난 수치다.
업체별로는 르노삼성이 1만7100달러로 가장 높았고 쌍용차(1만7천달러), 현대차(1만6200달러), 기아차(1만4900달러), 한국지엠(1만3400달러) 차례였다. 전반적으로 자동차 수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에스유브이 수출 비중이 늘어난 덕분에 업체들이 수익성을 방어하는데 일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해 국내 완성차 5개 업체가 수출한 스포츠실용차 물량은 138만6천여대로 전체 승용차 수출의 60%에 육박했다. 스포츠실용차 수출 비중은 2015년 38%에서 2016년 44%, 2017년 54%로 해마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스포츠실용차 수출량은 전년 동기에 견줘 6.7% 늘었다. 승용차 전체 수출물량이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는 현대차의 대형 스포츠실용차인 ‘팰리세이드’가 본격적으로 수출길에 오르고 기아차의 쏘울 새 모델인 ‘쏘울 부스터’가 가세하면서 스포츠실용차 수출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19만6천여대에 불과했던 에스유브이 수출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자동차 수출 시장의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모델별 수출 현황을 보면, 한국지엠(GM) ‘트랙스’(24만대)와 현대차 ‘투싼’(22만8천대)이 1, 2위를 차지했다. 2017년 하반기부터 수출을 시작한 현대차 ‘코나’(20만3천대)의 선전도 두드러진다. 기아차 ‘스토닉’과 ‘렉스턴 스포츠’가 가세한 렉스턴 브랜드가 뒤를 잇고 있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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