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목받는 자동차라고 한다면 단연 스포츠실용차(SUV)를 꼽을 수 있다. 덩치 큰 대형급에서 작은 체구의 소형급까지 에스유브이 열풍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이 바람을 타고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수출한 승용차 가운데 스포츠실용차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인 60%에 육박했다. 수출 차량 10대 중 6대꼴은 스포츠실용차라는 이야기다.
세계적으로 스포츠실용차의 강세는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승용차 판매 중 스포츠실용차 비중이 40%가 넘었고 미국도 픽업트럭과 함께 판매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차량을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다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게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에선 쌍용차 ‘티볼리’에 이어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등 소형 스포츠실용차에 쌍용차의 ‘G4 렉스턴’과 현대차 ‘팰리세이드’ 등 대형차급 열기까지 가세하면서 볼륨이 더 커졌다.
스포츠실용차는 동급 세단에 비해 수익성이 10~20%가량 높다. 시장 수요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계속해서 스포츠실용차 라인업을 키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지난 연말 대형급인 ‘팰리세이드’를 내놨고 쉐보레는 올해 상반기 중에 미국에서 같은 차급인 ‘트래버스’를 들여올 예정이다. 현대·기아차에선 경차보다 몸집이 크고 소형차보다는 작은 새로운 차급의 스포츠실용차 출시도 준비 중이다.
올해는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본격적으로 수출길에 오르고 기아차의 쏘울 새 모델인 ‘쏘울 부스터’가 가세하면서 스포츠실용차 수출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 집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이 수출한 스포츠실용차 물량은 138만6천여대로 전체 승용차 수출의 59%를 차지했다. 스포츠실용차 수출 비중은 2015년 38%에서 2016년 44%, 2017년(54%)로 해마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스포츠실용차 수출량은 전년 동기에 견줘 6.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승용차 전체 수출물량(234만1천여대)이 3.1%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2000년 19만6천여대에 불과했던 스포츠실용차 수출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자동차 수출 시장의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모델별 수출 현황을 보면, 한국지엠(GM) ‘트랙스’(24만대)와 현대차 ‘투싼’(22만8천대)이 1, 2위를 차지했다. 2017년 하반기부터 수출을 시작한 현대차 ‘코나’(20만3천대)의 선전도 두드러진다. 기아차 ‘스토닉’과 ‘렉스턴 스포츠’가 가세한 렉스턴 브랜드가 뒤를 잇고 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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