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하나 없는 자동차 공유업체 우버가 현대자동차 기업가치의 6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우버는 지난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주식공개상장(IPO)을 위한 서류 제출을 완료했다. 애초 우버는 내년께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경쟁 업체인 리프트가 상장 신청에 나섬에 따라 경쟁적으로 서류를 제출했다. 10일 우버 관련 보고서를 낸 유승우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현재 하락세를 보여 제대로 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을 받기 위해 상장을 서두른 게 아닌가 하는 추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상장을 준비하는 우버의 기업가치는 1200억달러로 추정됐다. 지난 8월 일본의 도요타가 우버에 지분 투자를 했을 때 부여된 760억달러보다도 높아졌다. 우버와 달리 미국에서만 영업하는 리프트의 기업가치는 151억달러로 추정됐다.
우버의 기업가치는 도요타를 제외한 전세계 자동차 기업들을 압도한다. 현대차의 기업가치는 198억달러로 우버 가치의 6분의 1 수준으로 평가됐다. 세계 1위 판매량의 도요타는 1714억달러, 디젤게이트로 미끄러진 폴크스바겐의 가치는 819억달러 수준이다. 공장들을 구조조정하고 있는 지엠(GM)의 가치는 490억달러, 일본의 닛산은 334억달러 수준이었다. 완성차 업체들의 기업가치는 지난 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다.
우버 등 이른바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들이 자동차 공장 등 자산을 많이 보유한 완성차 업체보다 가치가 높은 셈이다. 또 우버는 세계 각국에 진출해 택시업계 등과 충돌하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브랜드를 뚜렷이 각인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유승우 연구원은 “우버의 2018년 3분기 순손실은 10억7000만달러에 달하지만 신사업인 음식 배달, 화물 운송 사업에 대한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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