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무개차를 함께 타고 평양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에서 카퍼레이드를 위해 이용한 무개차(지붕이 없는 차량)는 독일 벤츠에서 만든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개조한 차량으로 추정된다. 마이바흐의 최상위급 버전에 방탄 기능을 갖춰 특수 제작한 차량으로, 무게는 5t에 이른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방탄차인 ‘풀만 가드’를 기반으로 한 차량은 맞는데, 주문할 때부터 특수 제작한건지 출고한 뒤 북한에서 개조한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은 이날 평양 순안공항에서 각자의 차량을 이용해 출발한 뒤 평양 시내에 진입하기 직전 무개차로 옮겨 탔다. 의전용인 이 차량은 뒷좌석 쪽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특수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내린 문 대통령이 평양 시내까지 타고 간 차량은 남쪽에서 미리 가져온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였다. 문 대통령은 이 차를 취임 당시인 2017년 5월부터 의전차로 사용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동남아시아 순방 때 이 벤츠 차량을 공수해 이용했다.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도 같은 차종을 이용했다. 두 정상이 서로 격을 맞춘 것이다.
벤츠의 ‘풀만 가드’는 차량 바로 밑에서 15㎏의 티엔티(TNT)가 터지거나 총격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돼있다. 방화 처리가 완벽에 가까워 바로 옆에서 화염방사기를 쏴도 지장이 없을 정도이고, 바퀴 4개가 모두 터져도 시속 80~100㎞로 달릴 수 있다. 2016년 출시됐으며, 시가 8억~10억원으로 알려진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때도 이 벤츠 차량을 이용했다. 문 대통령 전용차로는 벤츠 이외에 에쿠스 스트레티지 에디션 차량과 제네시스 EQ900이 있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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