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사옥. <한겨레> 자료사진
현대자동차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수익성이 나빠져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7%나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은 1.9%포인트 하락한 3.5%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26일 올해 2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자동차 판매량(119만2141대)이 전년 동기에 비해 10.6% 늘고 매출(24조7118억원)도 1.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9508억원)은 29.3%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누계 실적은 판매 224만1530대, 매출 47조1484억원, 영업이익 1조632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으나, 매출액은 1.1% 줄었고 영업이익은 37.1%나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악화는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과 환율 하락의 영향이 컸다. 인도와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 신흥시장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전체 판매는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미국과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은 계속됐다. 특히 북미지역에서 판매 부진으로 생긴 재고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올해 인센티브를 대량으로 제공하면서 고정비 부담과 함께 수익률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현대차는 “달러화 대비 원화 강세 등 비우호적인 환율 여건과 미국 등 주요시장 재고 안정화를 위한 공장 가동률 하향 조정이 일시적인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지며 수익성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대차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3%에서 매년 하락해 지난해 4.7%까지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3.5%로 더 낮아졌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 하반기에 신형 싼타페 등 스포츠실용차(SUV) 신차들을 투입해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환율과 고정비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했지만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신형 싼타페의 미국 판매가 하반기에 본격화되는 만큼 판매 확대를 통해 점진적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수입차 고율 관세 부과 방침 등 악재로 인해 변수가 만만찮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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