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엠베(BMW) 일부 차종에서 주행 중 불이 나는 사고가 잇따르자, 회사 쪽이 리콜 조처와 함께 화재 발생 차량에 대한 보상에 나서기로 했다. 리콜 대상 차량은 1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엠베코리아는 “화재 사고가 발생한 차종의 리콜 계획과 보상책을 곧 발표하겠다”고 26일 밝혔다. 그동안 베엠베 쪽은 자사 차량의 연이은 화재 발생 사고에 대해 “원인을 파악중”이라고만 밝혔을 뿐, 차량 결함 등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만 베엠베 차량에 불이 난 사고는 20여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디젤 엔진을 장착한 ‘520d’ 차종에서 일어났다. 사고 유형을 보면 대체로 엔진룸에서 불이 났다. 업계에선 화재 원인을 배기가스순환장치(EGR) 결함으로 추정한다. 디젤 엔진 차량에는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배기가스순환장치를 장착하는데, 이 주변에서 발생한 열이 플라스틱 재질 등으로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베엠베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특정 모델 외에 다른 모델까지 전수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보고했다. 국토부에서 곧 리콜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콜 대상에는 520d 차종 이외에 문제의 배기가스순환장치가 장착된 ‘320d’, ‘3GT’ 등 다른 차종들도 포함될 예정이다. 2011~15년 생산된 6~7개 차종이 대상이다. 베엠베는 차량 화재 피해자들에게 차량의 전소 여부나 화재 원인과 상관 없이 잔존가치, 다시 말해 화재 당시 중고차 시세 수준의 보상금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쪽은 “2016년 시행된 안전사고 종합대책에 따라 화재사고 차량을 보유한 차주에게는 차량 시세에 맞춰 보상을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베엠베의 이런 조처는 자사 차량의 잇따른 화재 사고로 여론의 비판에 직면한 데 따른 것이다. 피해 보상책을 놓고선 불이 나기 전 차량의 가치를 얼마로 산정할 것인지, 보험 처리된 차량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놓고 차량 소유자와 마찰이 예상된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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