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터쇼 전야제 행사에서 공개된 쉐보레 트랙스, 이쿼녹스, 트래버스, 콜로라도(왼쪽부터). 한국지엠 제공
7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프레스데이(사전 언론공개)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부산국제모터쇼는 세계적인 자동차 선호 추이를 반영한 듯 스포츠실용차(SUV)들의 경연장을 방불케 했다. 과거 오프로드를 거칠게 질주하던 근육질의 차량들이 자취를 감춘 자리에 세단형에 가까운 유려한 디자인의 스포츠실용차가 대거 자리를 잡은 게 눈에 띈다.
재기를 노리는 한국지엠(GM)은 특히 이번 모터쇼에 각별한 의미를 뒀다. 경쟁력 있는 신차 라인업을 갖추는 게 회생의 관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전시장에서 중형 스포츠실용차 ‘이쿼녹스’를 공개하고 바로 판매에 들어갔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에서 수입되는 이쿼녹스는 쉐보레가 앞으로 5년 동안 국내 시장에 선보일 15개 신차 계획에 따라 ‘더 뉴 스파크’에 이어 출시한 두번째 제품이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에스유브이에 강점을 가진 글로벌 브랜드의 경쟁력을 적극 활용해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고성능사업부의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이 ‘벨로스터 N’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걸윙’ 도어를 적용한 클래식 쿠페 ‘메르세데스-벤츠 300 SL’. 벤츠 제공
한국지엠은 전날 ‘쉐비 락스’라는 이름의 전야제 행사에서 대형 스포츠실용차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까지 다양한 에스유브이 라인업을 선보였다. 콜로라도 출품은 국내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탐색전의 하나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디자인 방향성을 담은 스포츠실용차 콘셉트카 ‘HDC-2 그랜드마스터’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고성능 엔(N) 라인업의 국내 출시 첫 차량인 ‘벨로스터 N’을 선보였다. 하반기 내수시장 공략을 염두에 둔 준중형 스포츠실용차 ‘투싼’의 부분변경 모델도 공개했다.
연비를 개선한 친환경 차량과 크기를 줄인 콤팩트카도 대거 선보였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를 비롯해 코나와 아이오닉 등 전기차를 전시장 곳곳에 배치했고, 제네시스 브랜드는 전기 콘셉트카 ‘에센시아’를 아시아 최초로 선보였다. 기아차는 소형 전기차인 ‘니로 EV’를 공개했다. 1회 충전으로 380km 주행이 가능하고, 실내 공간은 동급 차량 중에서 가장 넓다. 르노삼성은 최근 판매를 시작한 소형차 ‘클리오’와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전시하고, 주력 모델인 SM 시리즈와 QM 시리즈의 모든 라인업을 선보였다.
벤츠가 자동차 박물관처럼 꾸민 클래식카 전시관. 벤츠 제공
평창 겨울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선수가 베엠베(BMW) 뉴 X4, 뉴 X2 모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엠베 제공
수입차 1위로 올라선 벤츠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EQ’의 새로운 모델을 공개했다. 더 뉴 E-클래스의 최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 300e’는 벤츠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모델이다. 벤츠는 자동차 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전시관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베엠베(BMW)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i8 로드스터’, 베엠베그룹 디자인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콘셉트카 ‘Z4’, ‘뉴 X2’, ‘뉴 X4’ 등을 선보였다. 도요타는 신형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프리우스 프라임, 라브(RAV)4 하이브리드, 캠리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모델을 대거 출품했고, ‘디젤 게이트’ 이후 2년 만에 판매를 재개한 아우디는 주력 에스유브이 모델을 내놨다.
전기차 버전인 재규어 I-PACE e트로피 레이싱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2년마다 열리는 부산모터쇼는 올해 9회째다. 공식 개막일인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국내·외 완성차 19개 브랜드를 포함해 170여개 완성차·부품업체가 200여대의 신차와 최신 기술을 선보인다. 쌍용차는 이번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았다. 2014년에 이은 3회 연속 불참이다. 수입차 중에선 폴크스바겐, 혼다, 포르쉐, 캐딜락 등이 참가하지 않았다. 전시장 안팎에선 “국내 자동차 전시회의 정체성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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