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코엑스 전시장에서 전기차를 타보고 있다. 환경부 제공
“이 자리에서 재규어랜드로버 전기차의 서막을 열고자 합니다.”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관에서 백정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가 재규어의 첫 순수 전기차 ‘아이(I)-페이스’를 소개했다. 그동안 값비싼 차를 들여온 영국 브랜드가 만든 전기차가 어떤 성능일지 궁금해하는 관람객들의 눈길이 쏠렸다. 신차는 최고출력 400마력에 최대토크 71㎏·m, 제로백(정지 상태서 시속 100㎞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 4.8초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80㎞다. 출고 가격은 1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백정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오른쪽)와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가 재규어 전기차 ‘I-페이스’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이날 코엑스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전기차 엑스포 ‘이브이(EV) 트렌드 코리아 2018’에 다양한 전기차들이 선을 보였다. 환경부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서울에서 처음 개최되는 전기차 엑스포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제주에서 매년 ‘국제전기차엑스포’가 개최됐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현대·기아차와 베엠베(BMW), 테슬라, 비야디(BYD)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을 비롯해 엘지(LG)화학과 삼성에스디아이(SDI), 대창모터스 등 100여개 관련 업체들이 참여해 갈수록 커져가는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개막식에서 “2011년부터 전기차 보급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2만5천대를 보급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이에 버금가는 전기차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부스 전경. 이광국 부사장이 코나 전기차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전시회에서 현대차의 소형 스포츠실용차(SUV)인 ‘코나 일렉트릭’도 주목을 끌었다. 한번 충전으로 서울∼부산 거리인 406㎞(64kWh 배터리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서울에선 2950만~3150만원에 살 수 있다. 현대차의 올해 판매 목표는 1만2천대이지만 사전예약에 1만8천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은 “코나 일렉트릭은 친환경성과 실용성을 갖춘 세계 최초 소형 에스유브이 전기차”라고 소개했다.
르노삼성차는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와 준중형 전기차인 ‘SM3 Z.E.’를 전시했다. 트위지는 220V 가정용 콘센트로 직접 충전할 수 있다. 1회 충전하면 50~60km 주행이 가능하다. 중소 업체인 대창모터스는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를 소개했다. 트위지와 다니고는 보조금을 받으면, 800만원 안팎에 구입할 수 있다. 이밖에 파워큐브코리아, 클린일렉스, 에버온 등은 다양한 전기차 충전기를 선보였다.
베엠베(BMW)가 출품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 베엠베 제공
최근 전기차 관련 기술 진전으로 보급형 차량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대중화의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일 발표한 추경안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 119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수를 기존 2만대에서 2만8천대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판매 전기차는 1만4천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에 그쳤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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