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자동차

폴크스바겐의 알맹이 빠진 ‘사과’…‘배기가스 조작’ 시인없어

등록 2018-04-06 15:11수정 2018-04-06 20:08

판매재개 맞춰 첫 기자간담회
“고객 실망 끼쳐 드려 유감
정직한 브랜드 거듭나겠다”
배상 책임 문제도 언급안해
“한국 고객들에게 깊은 실망을 안긴 점을 사과한다.”

배기가스 조작 사건으로 지난 2년 동안 판매가 중단됐다가 최근 판매를 재개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호텔에서 ‘디젤게이트’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고객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내놨다. 앞으로 5년 간 고객 만족도 향상, 조직 효율성 강화, 정직한 행동, 사회책임 강화, 시장 리더십 회복 등 5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은 정작 자신들의 사과가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밝히지 않았다. 사과는 했는데 정작 ‘알맹이’가 빠진 것이다. 2015년 9월 이른바 ‘디젤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폴크스바겐은 국내에서 배기가스 저감장치의 불법 조작 사실을 인정한 적이 없다. 폴크스바겐은 이날 언론에 ‘디젤 이슈’라고만 지칭했을 뿐 조작 사실에 대한 시인은 물론 책임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 마커스 헬만 그룹총괄사장은 “디젤 이슈는 폴크스바겐 그룹에 있어 고통스런 사건으로 진심으로 유감이다. 이슈는 아직 진행중이고 앞으로 해결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폴크스바겐 차량은 국내에서 12만5천대가 팔렸다. 그러나 리콜율은 50%밖에 안 된다. 리콜율이 저조한 이유는 차량 소유주들이 리콜 이후 차량의 연비와 성능 저하를 우려해 리콜 신청을 꺼리는 탓이다. 폴크스바겐은 “리콜을 받더라도 연비나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지만, 차량 소유주들의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리콜의 실효성도 문제다. 디젤게이트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리콜 받은 차량도 초과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25% 밖에 못줄여 실제 도로에서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최대 6배나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크스바겐은 미국에선 배기가스 저감장치 프로그램의 ‘임의설정’, 다시 말해 조작 사실을 시인한 뒤 차량 환매와 수리 비용, 민·형사상 벌금 등으로 300억달러(약 34조원)를 내놨다. 반면 국내에서는 조작 인정도, 아무런 배상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자사 차량을 대상으로 100만원어치의 바우처(일종의 서비스 쿠폰)를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폴크스바겐은 차종과 연식, 구입 경로를 따지지 않았다. 디젤게이트로 인한 배상 책임이 아니라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한 서비스 차원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폴크스바겐은 이날 독일 본사에서 보내온 마티아스 뮐러 회장의 ‘사과 영상’까지 공개하며 “정직한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뮐러 회장은 “지난 2년간 문제를 바로잡고 제품과 브랜드의 신뢰 회복을 위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부단히 노력했다는 점을 믿어달라”면서 “디젤 이슈는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동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하 변호사는 “국내에서 불법 조작 사실을 인정하지도 배상 책임을 지려고 하지도 않는데 사과와 신뢰 회복을 얘기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