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교착 상태를 이어오던 한국지엠(GM) 노사가 극한 대립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5일 한국지엠 사쪽이 6일 지급 예정인 ‘2017년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자 이에 항의하는 조합원들이 사장실을 점거했다. 이에 앞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회사는 현재 심각한 유동성 위기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추가적 자금 투입이 없다면 4월에 도래하는 각종 비용을 지급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자금난으로 회사는 2017년 임금 협상에서 약속한 2차 성과급을 예정된 4월6일에 지급할 수 없게 됐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쪽이 6일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은 1인당 450만원으로, 1만6천명을 대상으로 하면 720억원에 이른다. 카젬 사장은 4월 급여에 대해선 “지급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에 대해 직원 여러분과 진척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 집행부는 인천 부평공장 본관에 있는 사장 사무실을 항의방문 했고, 카젬 사장은 회사 자금난을 이유로 성과급 지급이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 항의 과정에서 사장실에 있던 일부 집기가 부서지는 등 소동이 있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쪽은 “성과급 지급 전날 조합원들에게 달랑 메일 한장을 보내 불가 통보를 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 쪽은 “폭력 행위가 발생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경찰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노사 임·단협 타결이 요구돼왔지만 지난달 30일 7차 교섭 이후 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에 노조는 지난 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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