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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 출자전환해도 잃을 것 없는 GM…또 “철수” 가능성

등록 2018-02-21 18:53수정 2018-02-21 20:50

“GM에 대출 보증 안기는 등
지원하더라도 안전장치 둬야”
한국지엠 노사 고용특별대책위 3차교섭이 열린 2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청천2동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앞으로 노동자들이 오고가고 있다. 부평/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국지엠 노사 고용특별대책위 3차교섭이 열린 2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청천2동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앞으로 노동자들이 오고가고 있다. 부평/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국지엠(GM)이 지엠 본사에서 빌린 차입금 3조원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할 테니 한국 정부도 1조원을 지원해달라?’

최근 <로이터>는 ‘지엠이 한국지엠의 본사 차입금을 해결하는 대가로 한국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을 요구했다’고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정부도 지엠도 공식 확인하지는 않지만 이런 식의 지엠 요구안은 정치권과 언론 등을 통해 계속 확산되고 있다.

21일 정치권과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금까지 알려진 지엠의 정부지원 요구안은 만기도래 차입금에 대한 한국지엠 담보제공, 산은의 증자 참여, 재정 지원, 인센티브 등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지엠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배리 엥글 사장은 올 들어 2월 초까지 정부 부처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언급하며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정부 지원 요구안을 제시했다. 지엠이 한국에서 보이고 있던 일련의 행태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와 유럽 등지에서 현지 정부에 손을 벌렸던 것과 유사하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본사에서 빌린 27억달러의 채무를 출자전환하는 대신 한국 정부에 신규 투자 및 출자전환에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비율(17.02%)만큼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한국지엠 공장 일대를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 세제 감면과 재정 지원 등의 혜택을 달라고도 요구했다.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한국지엠의 본사 차입금 5억8천만달러에 대해선 미국 본사가 한국지엠 공장을 담보로 설정할 수 있도록 산은이 동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한국지엠의 차입금은 지엠 본사와의 비정상적인 거래로 누적된 부채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엠이 차입금을 주식으로 바꿔 출자전환하더라도 한국지엠으로부터 취한 이자 수익과 이전가격 등을 고려하면 크게 손해볼 게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엠 의도에 말려들면 2001년부터 12년간 1조7천억원을 지원하고 날려버린 호주 정부 꼴이 될 것”이라며 “지엠에 보증을 안겨 대출하는 형식으로 한다든지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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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의 글로벌 사업재편 전략으로 볼 때 3~4년 뒤 ‘철수 카드’를 또 꺼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재정 지원을 하면 안 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원을 하더라도 산업구조 변화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해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엠의 지원 요청 사실을 부인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하던 정부는 지난 13일 군산공장 폐쇄라는 ‘뒤통수’를 맞은 뒤에야 태도 변화를 보였다. 정부는 한국지엠 경영 실사와 자구안 제출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긴급현안 질의 답변에서 한국지엠 지원을 위한 필수 조건을 다시 제시했다. 백 장관은 “지엠이 불투명한 경영 문제를 개선하고 장기 투자 계획과 고용안정 대책을 내놓아야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다른 주주나 국민, 이해관계자를 설득할 합당한 근거가 있는지도 판단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량 실직 등에 대한 우려 탓에 지원을 통한 회생 방안에 무게를 뒀던 것과는 달라진 기류다.

정유섭 의원은 “정부가 지엠 쪽의 지원 요청 사실을 부인하는 사이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라는 강수를 꺼냈다”며 “정부가 한달 가까이 ‘구체적 제안은 없었다’고 쉬쉬하다가 협상 주도권을 잃게 됐다”고 비판했다.

홍대선 최하얀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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