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 철수설’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배리 앵글 지엠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이 조만간 방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등의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배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각) 시장 투자분석가 등과의 전화회의에서 “우리는 독자생존이 가능한 사업체를 갖기 위해 앞으로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철수설이 다시 부각됐다. 배라 회장은 “(독자생존을 위해) 경영 합리화 작업이나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지엠의 전력(the prior history)을 고려할 때 완전 철수(outright exit)가 예상된다”는 애널리스트의 해석 등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언급한 ‘전력’은 지엠이 2013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진행한 유럽 사업 철수, 오스트레일리아(호주)·인도네시아 공장 폐쇄, 타이·러시아 생산 중단·축소, 계열사 오펠 매각, 인도 내수시장 철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쉐보레 브랜드 철수 등 구조조정을 뜻한다. 한국지엠은 2014~2016년 3년간 약 2조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지난해도 2016년과 비슷한 6천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실적 악화 속에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자산 처분 비토권(거부권)이 지난해 10월 종료되면서 철수설이 다시 부각됐다.
조만간 방한할 앵글 사장은 지난해 연말에도 한국을 찾아 백운규 산업부 장관과 산업은행 관계자, 청와대 관계자 등을 만난 바 있다. 그가 이번 방한에서 어떤 제안을 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일정 협의는 안 됐지만, (앵글 사장이) 한국에 와서 관계자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아직 제안은 없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 방안과 관련한 제안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지엠이 고용을 비롯한 자신들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 철수설을 흘리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엠은 한국지엠이 처한 경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함께 구조조정 등 경영 정상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왔다”며 “이는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도 이미 밝힌 입장이고 배라의 인식도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카젬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철수설에 대해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답변만 내놓았다.
홍대선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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