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해 자동차 전장 전문업체의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제공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국제 소비자가전전시회(CES)는 글로벌 기업들의 탐색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현장이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복합으로 자동차 비중이 높아지면서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시이에스 참관도 크게 늘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역시 올해로 4년 연속 시이에스를 방문한 ‘단골’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솔린과 디젤 엔진에서 전기차와 수소차로 가게 되면 일하는 방식이 많이 바뀔 것”이라며 “이밖에 힘든 과제가 많이 있지만 정보통신기술 기업보다 더 정보통신기술다운 기업이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4년 전과 비교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라고 할 수 없지만 시이에스를 통해 계속 기술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쪽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도요타가 미래 모빌리티 사회 구현을 위한 비전을 발표한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에선 뾰족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보여주기 위한 기술이 아닌 사람을 위한 기술이 돼야한다”고 답했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비전 과시의 전시는 지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위기를 맞은 것과 관련해선 “실제로 굉장히 심각했지만 오히려 좋은 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상품과 디자인, 조직 측면에서 돌아볼 것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을 재정비해) 올해 중국에서 90만대(2016년 수준), 많으면 100만대까지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좋아하는 차는 ‘포르쉐 911’을 꼽았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가) 품질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지만 포르셰 정도의 품질을 만들어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또 “‘컨버터블’(지붕이 개폐되는 차) 개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대한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당연히 보고 있다. 그러나 많이 보면 둔해지는데 그게 문제일 수 있다. 말이 되는 악성 댓글은 ‘내 탓이오’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해 자동차 관련 업체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제공
정 부회장은 이날 자율주행 인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모빌아이 전시장을 찾아 브라이언 크르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수석 부사장이자 모빌아이 최고경영자인 암논 샤슈아를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와 인텔·모빌아이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도요타와 벤츠를 비롯해 삼성전자, 엘지(LG)전자, 파나소닉 등의 전시관도 돌아봤다.
라스베이거스/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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