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제67회 국제자동차전시회(IAA)가 언론공개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전시장인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근처 메세에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기술 등과 함께 세계 처음으로 공개되는 200여대의 신차와 미래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콘셉트카 등 1천여대의 전시차들로 장관을 이뤘다.
12일(현지시각) 개막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메르세데스-벤츠 전시관. 벤츠는 전차종에 걸쳐 전기 구동화를 향한 전망과 방향성을 제시했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이번 모터쇼는 ‘전기동력차의 질주’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한 차들의 전진 배치가 두드러졌다. 순수 전기차(EV)에서 모터와 엔진을 같이 쓰는 하이브리드차(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연료전지차(FCEV)까지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온갖 유형의 차들이 무대를 장식했다. ‘디젤게이트’로 궁지에 몰렸던 폴크스바겐그룹의 마티아스 뮐러 회장은 “2030년까지 200억유로를 투자해 모든 차종을 전동화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전시장의 ‘새로운 이동성 세계’(NMW) 코너 앞. 사진 독일자동차공업협회 제공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기차 브랜드인 ‘이큐’(EQ)의 새로운 콘셉트카 ‘이큐 에이(A)’와 세계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반의 수소연료전지차 ‘지엘시(GLC) 에프-셀(F-CELL) 이큐 파워’를 공개했다. 소형 해치백 스타일의 ‘이큐 에이’는 2020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중인 차다. 중형 스포츠실용차(SUV)인 ‘이큐 파워’는 장거리 주행과 짧은 수소 충전시간을 결합한 양산형 모델이다. 벤츠 쪽은 “수소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약 3분, 최대 500㎞의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소전기차는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서도 개발중에 있지만 양산형 모델을 내놓은 곳은 현대차와 도요타를 비롯해 몇 군데 안된다. 벤츠까지 뛰어들면서 수소차 시장은 더 힘을 받게 됐다.
세계 40여개국 1천여 업체 참가
‘디젤게이트 여파’ 전기차 전면에
폴크스바겐 “2030년까지 전차종 전동화”
BMW “2025년까지 전기차 25종 출시”
벤츠, 수소전기차 양산 모델 첫 공개
베엠베(BMW)도 전기차 브랜드 ‘i’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모터쇼에선 주력 차종 ‘i3’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뉴 i3’와 ‘뉴 i3s’를 선보였다. 스포티한 디자인과 역동성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베엠베는 소형차 브랜드 미니의 순수 전기차 ‘미니 일렉트릭 콘셉트’도 공개했다. 2019년 양산을 목표로 한 차다. 베엠베는 앞으로 미니 브랜드와 함께 출시되는 모든 전기차는 ‘미니 일렉트릭’이란 이름으로 통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랄트 크뤼거 베엠베 회장은 “2025년까지 순수 전기차 12종을 포함한 전기차 25종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르노는 미래차에 대한 비전으로 일반차량과 시험차량, 주거공간의 비전을 통합한 ‘SYMBIOZ 콘셉트’를 제시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고성능차 개발 총괄 부사장이 고성능차 브랜드인 ‘N’ 시리즈의 첫번째 차인 ‘i30N’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제공
독일차들의 안방에서 모터쇼가 열렸지만 과거 주력 모델이었던 디젤차는 존재감조차 찾기 힘들었다. 폴크스바겐발 ‘디젤게이트’ 파장에도 “디젤을 포기하지 않겠다”던 벤츠는 디젤 신차를 아예 내지도 않았다.
국내 업체들은 유럽 전략형 차종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데 무게를 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소형 스포츠실용차인 ‘코나’와 ‘스토닉’을 유럽시장에 데뷔시켰다. 현대차는 고성능차 브랜드인 ‘N’ 시리즈의 첫번째 차인 ‘i30N’도 선보였다. 기아차는 뒷문이 위로 열리는 해치백 스타일의 콘셉트카 ‘KED-12’를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쌍용차는 대형 스포츠실용차인 ‘G4 렉스턴’을 공개했다.
마이클 콜 기아차 유럽판매법인 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왼쪽)과 그레고리 기욤 유럽디자인센터 수석 디자이너(오른쪽)가 소형 SUV 스토닉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기아차 제공
이번 모터쇼에는 완성차와 부품 및 정보기술(IT) 분야에 걸쳐 40여개 나라에서 1천여 업체들이 참가했다. 참가 업체들은 친환경, 고성능, 미래 이동성 등을 내세워 기술력을 과시했다. 독일차들은 가장 큰 규모의 전시공간을 확보해 신차와 콘셉트카를 대거 선보이면서도 전차종에 걸쳐 전기 구동화를 향한 전망과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비중을 뒀다. 디젤게이트가 불러온 친환경차 경쟁은 내연기관에 기반한 기존 자동차의 미래를 위협하는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프랑크푸르트(독일)/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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