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5개 업체의 지난달 판매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감소했다.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 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완성차 가운데 실적을 개선한 곳은 르노삼성차뿐이다.
1일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5개 완성차 업체가 집계한 7월 자동차 판매량은 62만5천여대로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3.1%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33만3180대를 판매했다. 전년 같은달보다 1.8% 줄었다. 국내 판매(5만9614대)가 24.5% 증가한 반면, 국외 판매(29만1538대)는 6.2%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부정적인 대외변수들로 인해 쉽지 않은 영업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리한 양적 성장에 집중하기 보다는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종 중에서는 그랜저가 돋보였다. 하이브리드(2177대)를 포함해 한달간 모두 1만2093대가 팔렸다. 그랜저는 신형 모델이 출시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월 판매량이 1만대를 넘었고, 국내 준대형차로는 최단 기간에 10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기아차는 국내·외에서 모두 부진했다. 국내 판매(4만3611대)는 0.9%, 국외 판매(17만2507대)는 6.8% 각각 감소했다. 스팅어와 스토닉 같은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나 전반적인 수요 부족 현상을 넘어서진 못했다.
한국지엠의 7월 판매량은 4만1406대로 전년보다 9.9% 줄었다. 특히 내수 판매(1만801대)가 24.8%나 감소했고 수출(3만605대)도 3.2% 줄었다. 소형 스포츠실용차(SUV) 트랙스가 89.9%나 판매량을 늘리며 선전했다.
쌍용차는 내수 판매가 늘어난 반면 수출은 부진했다. 티볼리 브랜드와 G4 렉스턴 등 신차 효과에 힘입어 내수 판매가 14.7% 증가했음에도 수출 물량이 47.4%나 급감하면서 전체 판매는 10.7% 하락했다.
르노삼성차는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판매를 늘렸다. 르노삼성차의 내수 판매는 중형 세단이 이끌었다. 준대형차와 중형차 사이 시장을 파고든 SM6와 SM5를 앞세워 내수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한 2만3295대를 판매했고 SM6, QM6, 닛산 로그의 국외 판매 호조로 수출도 38.1%나 늘렸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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