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판매가 넉달 연속 급락하면서 올해 상반기 국외 판매 실적은 16% 넘게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줄어든 37만6109대를 판매했다고 3일 밝혔다. 국내(-11.6%)보다 국외(-16.2%)에서 더 부진했다. 기아차도 국외 판매(-14.0%)가 줄었다.
‘중국 쇼크’가 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에 비해 60%가량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난 3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갈등이 불거진 이후 네달 연속 급감세다. 올해 상반기 통틀어서는 현대차가 42%, 기아차는 55%가량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더 큰 문제는 중국 판매 급락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179만대를 팔았다. 2010년 100만대를 넘긴 이후 연평균 10%가량의 증가세로 판매량을 늘려왔다. 하지만 최근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100만대도 팔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현대차 내부에서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후 중국 판매가 7년 전으로 역주행하는 상황”이라며 “신차 투입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7%다.
한편 쌍용차는 신형 ‘G4 렉스턴’과 티볼리 브랜드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13년 만에 올해 상반기에 최대 내수 판매(5만3469대) 실적을 냈다. 그러나 수출은 신흥시장을 비롯한 주요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29.3% 감소했다. 한국지엠(GM)은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해 전년보다 판매량이 9% 정도 줄었다.
반면 르노삼성차는 완성차 업체로는 유일하게 상반기 판매(13만5895대)를 전년보다 10% 가까이 늘렸다. 주력 차종인 SM6와 QM6가 내수와 수출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인 덕이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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