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판을 앞둔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의 전기버스. 이지웰페어 제공
대선 후보들이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정부 정책 방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때마침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시내버스 보급에 팔을 걷어붙인 터라 국내에서도 전기버스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은 제주도를 비롯해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이제 걸음마를 뗀 상태다. 7일 현재 부산과 제주, 경북 포항·구미 등 지역의 일부 노선에서 전기버스가 운행 중이다. 하지만 차량 가격이 비싼데다 충전시설이 미흡해 일반 노선으로 확대 보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굼뜨기만 하던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 자극을 준 것은 의외로 중국 전기차업체인 비야디(BYD)다. 비야디는 2015년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업체로 떠오른 곳이다. 지난해 한국법인을 세운 비야디는 수입·판매업체를 앞세워 국내에서 판촉 활동에 나섰다. 비야디의 공식판권업체인 이지웰페어는 한국형 전기저상버스인 ‘이버스(eBus)-12’를 직접 타 볼 수 있는 시승센터를 지난달 제주에 설치했다. 비교 시승을 통해 차량 성능과 경제성 등 가성비를 알리겠다는 의도다. 비야디 전기버스는 길이 11m에 좌석 27개, 휠체어 탑승 공간 2개를 갖췄다.
현대자동차가 2010년 개발한 전기버스 ‘일렉시티’. 현대차 제공
국내 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현대차는 내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전기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차량은 이달 25일 개최될 국내 첫 상용차박람회에 공개된다. 현대차는 2010년에 전기버스 ‘일렉시티’를 개발했으나 수요가 없어 상용화에 이르진 못했다. 일렉시티는 최고 시속 100㎞, 1회 충전시 주행거리 120㎞로 개발됐으나 지금은 이보다 훨씬 개선된 성능을 갖췄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전기버스 보급은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대 추세다. 국내는 부산에서 지난해 말부터 전원에 전기 플러그를 꽂아 충전하는 ‘플러그인’ 방식의 시내버스 5대가 투입돼 도심 10㎞ 구간을 달리고 있다. 티지엠(TGM)이라는 전기차업체가 제작한 차량이다. 옛 대우차에서 떨어져 나온 자일대우버스가 개발해 제주도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도 플러그인 방식이다.
현대차가 전기버스 상용화에 재시동을 걸고 중국 업체까지 국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정부의 정책 지원과 함께 지자체를 중심으로 전기버스 수요가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버스가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일반버스의 두 배가 넘는 차량 가격이다. 전기버스 가격은 일반버스의 갑절 이상인 대당 4억원에 이른다. 대당 1억원씩의 정부 보조금은 물론 차종에 따라 추가 보조금이 지원되더라도 지금보다 가격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야 보급을 늘릴 수 있다. 무거운 배터리 중량과 긴 충전 시간,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해결하는 것도 과제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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