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출시된 쌍용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실용차(SUV) ‘G4 렉스턴’. 쌍용차 제공
티볼리의 질주로 가속페달을 밟던 쌍용자동차가 1분기에 영업손실을 내고 주춤거리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판매 실적으로 9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을 이뤄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에 15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최근 공시했다. 매출은 788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3.01% 줄었다. 같은 기간 판매는 1.7% 증가한 3만4228대로 집계됐다.
쌍용차가 차량 판매를 소폭이나마 늘렸는데도 영업손실을 낸 것은 일단 수출 부진 탓으로 볼 수 있다. 내수 시장에서는 티볼리 브랜드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7.6% 늘어난 반면, 국외 시장에서는 10.6%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도 악재였지만 판매비용이 늘어난 것도 부담을 키웠다.
쌍용차의 수출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현대·기아차와 달리 국외 공장 없이 국내 공장에서 완성차를 생산해 수출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흥시장의 수요 부진과 업체간 경쟁 격화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것도 수익성을 떨어뜨렸다. 티볼리라는 단일 차종에 기댄 수익 구조도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티볼리 브랜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5%나 증가했다. 스포츠실용차(SUV)에 특화된 업체라고 하지만 티볼리가 쌍용차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판매 구조다.
쌍용차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려고 스포츠실용차 수요가 늘고 있는 중국에 현지 합작 생산공장을 추진 중이다. 수출 부진을 타개하는 동시에 맞춤형 신차로 세계 최대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내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대형 스포츠실용차인 ‘G4 렉스턴’의 출시로 조만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는 1일 G4 렉스턴 출시를 기념해 갤럭시 S8 등을 경품으로 걸고 대대적인 판촉행사에 나섰다. 올 국내 판매량 목표치는 2만대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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