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전년동기 대비 6.8% 감소
중국 등 판매 급감에 마케팅비 증가
대량 리콜 비용 2천억 실적에 반영
국토부 추가 리콜 권고엔 현대차 “소명 절차 밟겠다”
중국 등 판매 급감에 마케팅비 증가
대량 리콜 비용 2천억 실적에 반영
국토부 추가 리콜 권고엔 현대차 “소명 절차 밟겠다”
현대자동차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세계 최대 수요처인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는 가운데 각국에서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수익성도 악화해 지난해부터 계속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1분기(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3조3660억원, 1조2508억원이라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8% 줄었다. 특히 순이익은 1조7681억원에서 1조4057억원으로 20.5%나 떨어졌다. 매출이 늘어났음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3%에서 매년 하락해 지난해 5.5%로 떨어졌다. 신흥 시장을 비롯해 중국과 미국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마케팅 등에 많은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탓이다. 현대차는 1분기에 영업부문 비용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한 3조425억원을 썼다. 특히 지난달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본격화하면서 중국 판매량이 급감한 데다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의 대량 리콜 결정으로 비용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게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최근 리콜 결정으로 2천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1분기 세계시장 전체 판매량은 108만9600대로 전년 동기보다 1.6%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신형 그랜저와 쏘나타의 선전으로 전년보다 판매량(16만1657대)이 0.7% 늘었으나 국외(92만7943대)에서는 2.0% 하락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14.4%나 감소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의 판매 부진을 신차 출시를 통해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구자용 현대차 기업설명회(IR) 담당 상무는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에 신차 3개 차종을 비롯해 상품성을 개선한 모델을 투입하는 동시에 15년 넘게 중국과 합자회사를 운영하며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현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대량 리콜 등 품질 문제와 도덕성 논란이 겹쳐 위기 탈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세타2 엔진에 이어 추가로 확인한 결함 5건에 대해 현대차에 리콜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의를 제기했다. 국토부는 현대차가 리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고 소명을 듣는 청문을 연 뒤 그 결과에 따라 강제리콜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현대차는 “이번 결함이 안전 문제가 맞는지 소명 절차를 밟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안전에 관련된 사안인 만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도덕성 문제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현대차가 엔진 결함 등을 제보했다가 해고된 김광호씨를 복직시키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보호조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소송을 제기했다”며 “김씨를 복직시키지 않겠다는 것은 내부고발은 끝내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후안무치하다”고 주장했다.
홍대선 허승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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