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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현대·기아차도 ‘사드 충격’…지난달 중국 판매 반토막

등록 2017-04-04 17:24수정 2017-04-05 09:55

공장가동 일시중단 등 물량 조정
중 언론 “중국차 사야 애국” 부추겨
식품 수출도 감소세 돌아서 긴장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본격화하면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달 중국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사드 불똥이 유통업에서 제조업으로 번지면서 산업계 전체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 시장 판매량(5만6026대)이 전년 동기에 견줘 44.3% 줄었다고 4일 밝혔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판매량(1만6006대)은 68.0%나 감소했다. 두 업체의 판매량을 합치면 7만2032대로 52.2%의 감소세다.

이는 지난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사드 부지 결정과 사드 배치가 속도를 내면서 중국 내의 격해진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소식통은 “지난달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반한 정서’가 주춤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현대·기아차 불매운동이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 분야의 타격은 예고된 것이었다. 베이징 무역업계 관계자는 “2012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사태 때 일본 차를 부수는 등 과격행위가 있었던 것을 우려해 차량 구매자들이 한국 브랜드 구입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 매체 <소후자동차>는 “진정한 애국은 한국 차 불매운동이 아니라 중국산을 지지하는 것이다. 이미 중국산이 한국산보다 가성비가 우수하다”고 중국산 구매를 독려했다. 일부 폴크스바겐 딜러들은 신차 구입 때 현대차를 중고로 팔면 3천~1만6천위안(50만~260만원)을 할인해준다는 식으로 ‘얌체 마케팅’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중국에 다섯번째 공장인 충칭공장 완공을 눈앞에 둔 현대차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로 가면 공장 완공을 미뤄야 할 뿐 아니라 현재 가동중인 다른 공장의 생산량도 감산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4일부터 4일까지 연산 30만대 규모의 창저우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회사 쪽은 “통상적인 생산라인 점검이며 5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선 중국 내 판매 급감으로 생산물량을 조정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베이징공장도 지난달 말 야간조업을 일시 중단했고, 옌청에 1, 2, 3공장을 운영중인 기아차는 공장별로 일주일씩 가동을 멈췄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에 각각 4개, 3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8월께 충칭에 신공장을 완공해 가동하면 생산과 판매망을 재정비해 중국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었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3일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 중국 현지의 불매 움직임과 판매 급감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반한 감정 확산으로 판매량이 둔화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중국도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왔다. 베이징현대차와 둥펑웨다기아차는 중국과 50 대 50의 지분으로 만든 합작회사다. 이 회사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180만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현대·기아차 세계 전체 판매량의 23% 비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드 여파가 확산되는 상황이지만 개별 기업 단위에서 제어할 수 없는 정치외교적 변수이다 보니 우리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2019년 현지 업체와 합작생산법인 형태로 중국 시장 진출을 검토해온 쌍용차는 올해 중국 정부의 승인 절차를 앞둔 상황이었다.

농식품업계도 대중국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자 긴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3월 농림축산식품 수출 동향’을 보면, 대중국 식품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줄어들었다. 식품업계는 앞으로도 매출 감소나 증가세 둔화 등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홍대선 이정연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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