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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유럽시장 끝내 철수…한국지엠 수출 ‘엎친 데 덮친 격’

등록 2017-03-07 16:28수정 2017-03-07 20:24

자회사 오펠, 22억유로 받고 푸조에 매각
스파크·트랙스 등 유럽 수출길 ‘비상’
3일부터 희망퇴직 접수…고용불안 커저
전북 군산시 소룡동 한국지엠 군산공장. 연합뉴스
전북 군산시 소룡동 한국지엠 군산공장. 연합뉴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유럽 지역의 마지막 보루였던 자회사 오펠마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PSA)에 매각하면서 한국지엠이 그 후폭풍을 거세게 맞게 됐다. 지엠은 2013년 셰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할 당시만 해도 “유럽 사업은 오펠을 중심으로 지속할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푸조시트로엥은 6일(현지시각) 지엠의 유럽 자회사 오펠과 복스홀, 유럽 금융사업을 22억유로(약 2조7천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오펠 매각은 지엠의 유럽시장 완전 철수를 뜻한다. 이로써 지엠은 90년 만에 유럽에서 사업을 접게 됐다.

1862년 설립된 오펠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6개국에 10개의 공장을 가동해왔다. 지엠은 1929년 오펠을 인수했지만 현지 경쟁 업체들에 밀려 고전해 왔다. 유럽 시장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던 지엠은 결국 2013년에 셰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를 결정했다. 이번 오펠 매각은 완성판인 셈이다.

문제는 그 여파가 한국지엠에 그대로 미친다는 점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사상 최대 판매고를 달성했다. 하지만 수출 물량은 전년보다 10%나 감소했다.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해온 유럽에서 지엠이 발을 뺀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한국지엠은 오펠과 현지 판매법인을 통해 스파크와 트랙스 등을 유럽 시장에 판매해왔다. 두 차종은 한국지엠의 수출을 이끌어온 모델이지만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유럽 수출길은 어렵게 된다.

한국지엠의 수출량은 지엠이 유럽 철수를 선언한 2013년 63만대에서 이듬해인 2014년 48만대로 급감했다. 2015년 46만대에 이어 지난해 42만대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한국지엠의 수출 부진은 신흥국 등 세계 경기의 둔화 탓도 있지만 유럽 수출이 급격하게 줄어든 게 주요인이다. 지난해 유럽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지엠이 한국·인도·브라질에서 생산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지엠의 수출 감소는 국내 생산 위축을 가져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적잖은 우려를 낳고 있다. 공교롭게도 회사 쪽은 지난 3일부터 올해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초에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회사 쪽은 “희망하는 사람에 한해서이고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하지만, 한국지엠 구성원들은 인적 구조조정의 하나로 받아들인다. 옛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20년 넘게 한국지엠에서 일해온 ㄱ씨는 “지엠의 글로벌 정책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는 상황이라 답답하기만 하다. 말로는 희망퇴직이지만 근속연수가 오래된 직원들은 반강제적이라고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한국지엠에서 희망퇴직은 2009년 이후에만 이번이 5번째다. 생산직을 제외한 사무직이 대상이라고 하지만 입사 6년차(2011년 이전 입사자)부터 대상으로 삼아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지엠의 유럽 철수가 마무리되면 한국지엠의 수출 물량은 더 줄게 되고 국내 생산과 고용 사정은 지금보다 위축될 게 뻔하다. 한국지엠은 2015년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5944억원)를 냈다. 유럽 시장 철수에 따른 비용을 짊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이보다 더 큰 비용 부담을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대선 조기원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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