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국회 청문회와 검찰 조사 등으로 미뤄왔던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6일 단행했다.
현대·기아차 176명과 계열사 172명 등 모두 348명이 이번 인사에 이름을 올렸다. 승진 규모는 전년(368명)보다 20명(5.4%) 줄었다. 지난해 실적 부진과 올해 경영 여건 악화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가운데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것에 대비해 내실 경영을 강화하고 실적 위주로 한다는 인사 원칙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직급별로는 사장 1명, 부사장 11명, 전무 38명, 상무 62명, 이사 107명, 이사대우 126명, 연구위원 3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문성을 갖춘 신임 경영진을 선임하는 동시에 미래 기술 연구·개발 부문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성상록(63·사진)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성 사장은 현대엔지니어링에서 건설과 영업 등을 거친 화공플랜트 전문가다.
정영철 현대·기아차 정보기술본부장, 박수남 현대·기아차 상품전략본부장, 양승욱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장 등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 승진자 11명 가운데 7명이 연구·개발과 기술 부문 임원일 정도로 미래 자동차 기술과 연구·개발 부문 비중이 커졌다. 이사대우로 승진한 자율주행 기술개발 담당 장웅준(38) 책임연구원은 그룹 내 최연소 임원이 됐다.
여성 임원 중에는 그룹 인재개발원 부원장인 조미진 상무가 전무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제품UX(고객체험)기획실장 김효린 이사대우와 현대캐피탈 리스크관리실장 이소영 이사대우가 이사로 승진했다. 현대카드 CS(고객만족)실장인 강은영 부장은 이사대우가 됐다.
현대차그룹은 통상 연말에 하던 정기 임원 인사를 지난해 연말에는 미뤘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 실적 부진과 올해 ‘트럼프 변수’가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판매량(788만대)은 전년 대비 1.7% 줄었고, 특히 현대차 영업이익은 6년 만에 5조원대로 떨어졌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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