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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현대차그룹 미국 투자 확대, 국내 투자는?

등록 2017-01-18 16:55

외신 통해 ‘5년간 미국서 3조6천억’ 투자 계획 흘려
국내 연간 12조5천억 투자, 미국 증가율엔 못미쳐
그룹 주변 “검토 단계 계획 트럼프용 선물로 포장”
현대자동차그룹이 17일 서울에서 몇몇 외신기자를 상대로 중장기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형식도 내용도 모두 이례적이었다. “(미국 투자는)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이라는 현대차그룹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슬쩍 흘린 데는 포드와 도요타 등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을 굴복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위협적인 행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게 대체적 시각이다. 그룹 안팎에선 검토 단계의 투자 계획을 ‘트럼프용 선물’로 포장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미국을 비롯한 국외 투자만 확대해온 것은 아니지만 이번 투자 발표를 바라보는 국내 반응은 시큰둥하다. 국내보다 훨씬 급격한 투자 증가율도 그렇고 미국에 현대차 제2공장까지 짓게 되면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가는 수출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생산 물량 감소는 설비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는 대신 4~5년 단위의 글로벌 중장기 계획을 발표해왔다. 가장 최근인 2015년 1월에 발표한 투자 계획을 보면, 2015~2018년 4년 동안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등에 모두 80조7천억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가운데 국내 투자 규모는 61조2천억원으로 전체의 4분의 3 수준이다. 여기에 한전 부지 매입비를 빼면 연간 국내 투자액은 12조5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전 5년(2010~2014년) 동안 연평균 투자액(10조4천억원)보다 2조1천억원 많다. 현대차그룹의 앞으로 5년 동안 미국 내 투자 규모는 31억달러(3조6천억원)에 이른다. 지난 5년간 투자한 것보다 10억달러(1조2천억원)가 많다. 비교 연도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한 투자 증가율로 보면 미국이 훨씬 높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 발표에서 특히 예민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미국 내 공장 신설 문제다. 기아차가 지난해 연산 40만대 규모의 멕시코 공장을 완공해 가동중이기 때문에 신규 공장 문제는 자연스럽게 현대차에 쏠리고 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제2공장 건설 여부에 대해 “산업 수요가 있다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극히 원론적인 답변이다. 이것만 갖고선 현대차가 미국에 추가로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트럼프의 압력에 떠밀려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투자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중장기 투자 계획에 공장 신설은 포함돼 있지 않다. 그룹 관계자는 “(상황을 봐서)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공장 신설 가능성은 열려있다. 현대·기아차에게 미국은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현대차는 연산 37만대 규모의 앨라배마 공장을 짓는 데 10억달러(약 1조2천억원)를 들였다. 앨라배마 공장이 가동한 지 13년째 접어들었고 생산능력도 꽉 찼기 때문에 제2공장 이야기는 수시로 흘러나왔다. 만약 현대차의 필요에 의해 신규 공장 건설이 결정되면 국내 생산 위축이라는 또다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현대차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은 전체 생산량의 7%, 기아차는 11%에 이른다. 합치면 약 140만대 규모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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