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최초로 공개할 고성능 스포츠 세단 ‘CK’의 콘셉트카 GT. 기아차 제공
이번주 세계 산업계의 시선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017 북미국제오토쇼’가 열리는 디트로이트로 이동한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의 융합으로 주목 받은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가려 맥이 좀 빠지긴 했지만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인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매년 열리는 수십 개 모터쇼 가운데 첫 스타트를 끊는 데다 새해 자동차사업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각) 프레스데이(언론 공개)를 시작으로 막이 오르는 이번 모터쇼에서는 신차 40여종이 공개된다.
미국은 광량한 땅과 저렴한 휘발유 가격을 바탕으로 한 대형 픽업트럭과 스포츠실용차(SUV)의 나라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터줏대감인 제너럴모터스(GM)는 셰보레 트래버스 신차를 선보인다. 8인승 대형 스포츠실용차로 넓은 적재 공간을 갖췄다. 포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대형 픽업트럭 F-시리즈의 차세대 모델을 공개한다.
BMW가 2월 출시를 앞두고 공개하는 7세대 ‘뉴 5시리즈’ M550i x드라이브. BMW코리아 제공
독일과 일본 업체들은 성능을 한층 강화한 세단을 앞세운다. 베엠베(BMW)는 2월에 출시할 ‘뉴 5시리즈’를 처음 공개한다. 5시리즈는 6세대를 거치는 동안 800만대 가까이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E클래스의 쿠페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폴크스바겐은 신형 티구안을, 아우디는 Q8 콘셉트카를 공개한다.
도요타는 신형 캠리를 내놓는다. 10세대 모델로, 현대차의 쏘나타와 기아차 K5 등과 경쟁하는 차종이다. 차체를 키우고 외관을 좀 더 세련되게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렉서스는 주력 세단인 엘에스(LS)의 5세대 모델을 내놓는다. 혼다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미니밴 오디세이의 신형을 선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시장에 내놓을 마땅한 신차가 없어 프레스데이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발표하는 ‘2017 북미 올해의 차’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 제네시스 EQ900(현지명 G90)이 셰보레 볼트, 볼보 S90과 함께 승용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있다.
‘2017 북미 올해의 차’ 후보에 올른 제네시스 EQ900(현지명 G90). 현대차 제공
기아차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 ‘CK’(프로젝트명)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제원이나 디자인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1초에 도달하는 기아차의 가장 빠른 차다. 국내에는 상반기 출시가 예상된다.
신차 말고도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산업을 이끌 콘셉트카들도 출품 준비를 끝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세계 자동차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전기차는 이번 모터쇼에선 그렇게 각광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창출과 전통 제조업 부흥을 내세운 미국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의 자동차산업 정책 변화 예고로 이번 모터쇼에선 눈에 띄는 양산 모델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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