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매섭다.’ 침체된 자동차 시장에 그나마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소형 스포츠실용차(SUV)다. 지난해 쌍용차의 ‘티볼리’가 무섭게 질주했다면, 올해는 기아차 ‘니로’가 맹추격 중이다. 여기에 이 차급의 선구자 격인 쉐보레 트랙스가 3년 만에 새 옷을 갈아입고 반격을 노린다.
쉐보레는 17일 신형 트랙스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이름은 ‘더 뉴 트랙스’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GM) 사장은 “새로운 쉐보레 디자인의 정체성과 시장의 트렌드를 절묘하게 조합한 모델로 개성 있고 감각적인 고객들을 겨냥한 차”라고 소개했다.
신형 트랙스의 가장 큰 변화는 내·외관 디자인이다. 차량 전면에는 쉐보레의 최신 패밀리룩인 ‘듀얼포트 그릴’을 적용했다. 공기가 들어가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위·아래 두개로 나눈 것인데 위쪽 그릴은 얇게, 아래쪽 그릴은 넓게 만들어 역동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방충돌 경고, 차선이탈 경고,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 첨단 안전장치들도 대거 채택했다. 그러나 가격은 트림별로 최대 125만원 낮췄다. 1.4 가솔린 터보 모델이 1845만~2390만원, 1.6 디젤 모델은 2085만~2580만원이다.
2013년 등장한 트랙스는 국내 소형 스포츠실용차시장을 개척한 차량으로 주목받았지만 판매는 신통찮았다. 투박한 디자인이 발목을 잡았다. 티볼리나 QM3 같은 후발 주자들은 고급스러우면서도 소형 차급다운 스포티한 모습으로 트랙스가 개척한 시장을 잠식해갔다.
트랙스의 ‘귀환’으로 소형 스포츠실용차의 재격돌은 불가피해졌다. 배기량 1600cc 이하의 이 차급에선 현재 쌍용차 티볼리가 판매 1위를 달리고 기아차 니로와 르노삼성 QM3가 뒤를 쫓고 있다. 그만큼 판촉 경쟁도 뜨겁다. 르노삼성은 이달에 QM3을 구입하면 현금 할인 70만원에 더해 4개 색상에 따라 100만원을 추가로 깎아파는 등 마케팅에 팔을 걷어붙였다.
니로는 하이브리드 스포츠실용차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중이다. 니로는 스포츠실용차를 기존 디젤 중심에서 가솔린, 나아가 하이브리드로 확장시켰다. 소형 스포츠실용차 부문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티볼리는 전장을 키운 ‘티볼리 에어’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도 곧 소형 스포츠실용차시장에 뛰어든다. 현대차가 국내에 구축한 스포츠실용차 라인업 가운데 가장 작은 차급은 중형급인 투싼이다. 현대차가 진입하면 소형 스포츠실용차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된다. 소형 스포스실용차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4만776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0% 넘게 증가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