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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위기의 현대차, 품질마저 흔들린다

등록 2016-10-10 16:22수정 2016-10-10 16:39

판매부진·노조파업 이어 품질 문제 불거져
수직적 조직 풍토에 ‘품질경영’ 우려 목소리
전문가들 “경영진이 특단의 대책 내놓아야”
판매 부진과 노조 파업 등으로 주춤해온 현대자동차가 품질 문제까지 겹치면서 흔들리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잇단 리콜과 함께 소비자 집단보상으로 브레이크가 걸렸고 국내에선 에어백 결함 은폐 의혹으로 대표이사가 검찰에 고발당하는 지경까지 몰렸다.

그동안 현대차는 부품 결함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알리고 리콜에 나서기보다 자체 시정 조처와 해명에 그칠 때가 많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9일 싼타페 에어백 결함 은폐 의혹과 관련해 “작업자가 조수석 에어백 설정값을 잘못 입력한 사안”이라거나 “담당자 착오로 당국에 고지를 누락한 것”이라고 한 해명에도 소비자들 시선은 곱지 않다. 국토교통부가 이 사안을 검찰에 고발한 것은 국내 대표 자동차업체의 그간 관행에 제동을 거는 상징적 조처로 받아들여진다. 제조사 논리보다 탑승자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환기 때마다 ‘품질경영’을 강조해왔다. 그룹이 어려움에 처할 때는 경영 최일선에 나서 ‘현장경영’을 펼쳤다. 정 회장의 이런 리더십은 그룹이 고비를 넘기는데 큰 힘을 발휘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경영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산업이 격변기를 맞은데다 글로벌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지금 같은 방식의 수직적 조직구조로 대처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부품 결함 문제의 경우 리콜 사안이라도 자기 선에서 해결하려다 꼭대기(오너)에 (보고가) 올라가지 못해 초기 대응을 놓치는 것”이라며 “경직된 수직구조를 혁신하고 교차검증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품질경영에 대해서는 진작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신차의 초기 품질은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는 반면 내구성에 대해 박한 평가가 나오는 것도 곱씹어봐야 한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2013년 노사 협상 과정에서 품질경쟁력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 제이디(J.D.)파워의 품질조사 결과를 보면, 현대차의 품질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소비자 평가기관의 올해 초 내구품질조사(VDS)에서 현대차는 20위, 기아차는 18위를 각각 차지했다. 두 업체의 평가 점수는 32개 제조사의 평균에도 못 미쳤다. 지난 6월 초기품질조사(IQS)에서는 현대차가 3위, 기아차는 1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품질경쟁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지만, 두 조사 결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내구품질조사가 3년이라는 비교적 장기간의 차량 만족도를 평가하는 반면, 초기품질조사는 신차 구입 뒤 3달 이내의 만족도를 나타낸다.

현대차가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된 근본 원인은 복합적이다. 생산성과 효율을 강조하는 품질경영 이면의 한계가 드러난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고, 경직된 조직 풍토와 하청업체의 낮은 수익률로 품질 경쟁력 하락을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 핵심 계열사의 영업이익률은 7~8%에 이르는 반면 3, 4차 하청업체들로 가면 수익률은 1~2%까지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김 교수는 “하청업체들의 수익률을 높여 연구개발에 나서도록 해야 ‘품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최고경영진이 특단의 대책을 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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