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데이 퓨처가 올해 1월 선보인 콘셉트카 ‘제로원’(FFZERO1)은 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자동차 같은 외관과 강력한 힘으로 관심을 끌었다. inhabitat.com 제공
중국 자본 미국 신생 전기차업체
2년 안 양산 목표로 공급 계약
2년 안 양산 목표로 공급 계약
미국의 신생 전기차 제조업체 패러데이 퓨처가 3일(현지시각) 엘지(LG)화학을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2014년 설립된 패러데이 퓨처는 대규모 자본 투입과 빠른 기술 축적으로 테슬라의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업체다.
패러데이 퓨처는 보도자료에서 “엘지화학과 파트너십을 맺고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엘지화학이 제공할 리튬이온 배터리는 패러데이 퓨처의 전기차 전용 가변 플랫폼(VPA)에 탑재될 예정이다. 가변 플랫폼은 차체 뼈대에 해당하는 플랫폼 구조를 변경할 수 있어 차량을 승용차와 스포츠실용차(SUV), 트럭 등 용도에 맞게 다양하게 제작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패러데이 퓨처의 기술력을 세상에 드러낸 것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소비자가전전시회(CES)였다. 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자동차와 비슷한 외관의 1인용 고성능 전기차 콘셉트카인 ‘제로원’(FFZERO1)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최고 출력 1천마력의 힘과 최고 속도 320㎞의 주행 성능을 갖추고, 시동을 건 뒤 3초면 시속 100㎞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다고 패러데이 퓨처는 설명했다. 지붕은 유리로 돼 있고 차체는 탄소섬유 소재를 대거 채택했다. 이 전시회를 계기로 패러데이 퓨처는 ‘제2의 테슬라’로 떠올랐다.
패러데이 퓨처의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지만 중국 자본을 기반으로 세워졌다. 자금줄은 중국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러에코(LeEco·중국명 러스왕)의 회장 자웨팅이다. 경쟁사 테슬라와 베엠베(BMW)에서 영입한 이들을 포함해 14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제로원 디자인을 맡은 수석디자이너 리처드 킴도 베엠베 전기차 i3 등을 디자인한 인물이다.
패러데이 퓨처는 라스베이거스 인근에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를 들여 전기차 공장을 짓는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 저장성에 120억위안(약 1조99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시설 및 자동차 테마파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패러데이 퓨처는 콘셉트카 제로원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2년 안에 차량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구상대로 양산차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신생업체인데다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 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에도 패러데이 퓨처의 사업 확장 의지는 확고하다. 이 업체의 글로벌 공급담당 톰 웨스터는 “엘지화학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주행거리와 안전성이 최적화된 맞춤형 배터리를 개발했다. 미래형 이동수단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