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최근 출시한 미니밴 카렌스에 ‘더 뉴 카렌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국지엠(GM)은 앞서 선보인 신형 말리부를 ‘올 뉴 말리부’로 명명했다.
영어 수식어 ‘더 뉴(The New)’와 ‘올 뉴(All New)’를 차 이름 앞에 붙이는 데는 ‘새롭게 태어났다’거나 ‘기존 모델에서 많이 변화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완전변경(풀체인지)이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마다 정해진 수식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본래의 브랜드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이런 식의 차이름 짓기는 수입차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6월 메르세데스-벤츠는 7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E클래스에 ‘더 뉴 E클래스’라는 이름을 붙였고, 볼보는 올해 초 출시한 스포츠실용차(SUV)의 이름을 ‘올 뉴 XC90’로 지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디젤모델 ‘더 뉴 E 220d’
최근 유행하는 차 이름은 현대차가 과거 쏘나타Ⅱ, 쏘나타Ⅲ, EF쏘나타 식으로 짓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브랜드에 숫자를 매겨 확실하게 세대 구분을 짓는 것과 달리 새로운 기술이나 디자인을 강조함으로써 시장을 선도해가려는 이미지를 주려는 것이다. 그러나 “차 이름이 이게 뭐냐”며 헷갈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더 뉴’든 ‘올 뉴’든 어감이 비슷비슷한 데다 수시로 연식변경 모델까지 나오면서 구분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볼보 스포츠실용차(SUV) ‘올 뉴 XC90’
하지만 제조사들은 지금까지 쌓아온 차 이름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가치(네임밸류)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기술로 한 단계 진보한 차량임을 알리는 홍보 효과가 크다고 본다. 별도의 설명 없이도 소비자들에게 업그레이드된 차량의 특장점을 잘 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마케팅비 절감도 장점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보통 5년 주기로 동력계통(파워트레인)과 내·외관 디자인을 바꾼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는데 그 중간에 편의사양 등을 추가 적용한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새 이름을 붙인다. 2009년 등장한 기아차 K7은 올해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올 뉴 K7’으로 말을 갈아탔고, K5는 2013년 부분변경 모델 ‘더 뉴 K5’, 2015년 완전변경 모델 ‘신형 K5’에 이어 최근 연식변경 모델인 2017년형 K5를 선보였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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