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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자율주행차 첫 사망사고…“상품화 시기상조”

등록 2016-07-01 17:14수정 2016-07-01 17:19

자율주행 모드 테슬라 모델S 운전자 충돌사고로 숨져
미 정부 조사 착수…자율주행 기술 안전성 논란 커질 듯


미국에서 자율주행(오토파일럿) 모드로 달리던 테슬라모터스의 전기차 모델S가 대형 화물차와 충돌해, 운전자가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자율주행 차량에서 발생한 첫 사망사고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해당 사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고속도로 등에서 주변 자동차 속도에 맞춰 차량이 스스로 속도 및 차선을 유지하거나 차선을 변경하는 기능 등을 갖춘 ‘오토파일럿’을 출시한 바 있다.

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지난 5월7일 미국 플로리다주 윌리스턴에 위치한 교차로에서 18개의 바퀴가 달린 트랙터-트레일러(컨테이너 등을 싣는 차량인 트레일러가 달린 화물차)가 오토파일럿 기능을 켜고 주행하던 모델S 앞에서 좌회전을 하다 사고가 발생했다. 모델S 차량의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으며, 이 차량 앞유리가 트레일러 바닥과 충돌한 뒤 차선을 벗어났고, 울타리 및 전봇대와 부딪쳤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 조슈아 브라운(40)이 숨졌다. 공교롭게도, 브라운은 사고가 발생하기 한달 전 오토파일럿 모드로 달리는 자신의 자동차가 스스로 충돌 사고를 피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이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조사 소식이 알려진 뒤, 테슬라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사고 사실을 밝혔다. 테슬라는 “하늘이 밝게 빛나고 있는 상황에서 트랙터-트레일러 흰색 면을 오토파일럿이나 운전자 모두 인지하지 못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트레일러의 높은 차체는 모델S가 트레일러 아래로 들어가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운전자가 오토파일럿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전에, 이러한 시스템이 새로운 기술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자율주행 발전 단계를 0부터 4까지 다섯 단계로 구분하는데,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2단계(운전자가 안전에 책임을 지고 자동차가 2가지 이상의 제어기능 조정)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운전자가 목적지만 입력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가는 4단계 기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30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지난 5월 발생한 모델S 사망 사고 사실을 밝혔다.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는 30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지난 5월 발생한 모델S 사망 사고 사실을 밝혔다.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는 블로그에 올린 글 서두에서 이번 사망 사고가 자사 자동차들이 오토파일럿 기능을 켜고 1억3천만 마일(2억921만 km)을 넘게 운행하는 동안 처음 일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이번 조사 착수가, 테슬라 차량에 결함이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구글이 자율주행차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오토파일럿의 경우 출시 직후부터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올해 초 테슬라는 주거 지역에서는 이 기능을 활성화할 수 없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한 바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인 ‘켈리블루북’ 의 칼 브라워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이번 사고는 자율주행 기술이 상품화할만큼 발전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는 “자동차 제조사가 그들의 자율주행 기술이 안전하다고 스스로 검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전문가나 독립된 제3자가 안전 시험에 참여해야 한다. 또 다양한 조건 하에서 엄격한 안전 테스트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7월 중에 일반도로에서의 자율주행 시험과 관련된 가이드라인 및 규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자동차 제조사와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는 차가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운전하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자율주행 기술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교통사고 가운데 80%가량은 음주·운전미숙·졸음 등 운전자 과실 탓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이 일상에 가까워지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안전 규제, 도로 인프라, 기술 역량, 문화, 법률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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