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 셰퍼스 로버트보쉬코리아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보쉬의 자동화 주행(automated driving) 관련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로버트보쉬코리아 제공
미래 자동차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완성차와 부품 업체들 간의 긴밀한 협업이다. 세계 1위 부품 업체 보쉬의 기술 개발 상황을 보면 미래 자동차의 상을 그려볼 수 있다. 보쉬는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주행의 ‘전기화’, ‘자동화’, ‘연결성’을 핵심 기술 개발 분야로 제시했다.
보쉬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더불어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광범위한 커넥티드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크 셰퍼스 로버트보쉬코리아 대표는 “차와 사물, 차와 사람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의 촉진을 위해 다양한 커넥티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쉬는 또 자동차를 정해진 곳(드롭존)에 놓아두면 자동으로 주차해주는 자동발레주차 시스템을 2018년까지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셰퍼스 대표는 “도심 주행의 3분의 1이 주차공간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시간과 자원 낭비가 너무 심하다. 주차 혁명을 일으켜 운전자들이 고민에서 벗어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보쉬는 전기모터·파워 일렉트로닉스(전력·전자 제어)·변속기를 한 곳에 통합해 전기차의 부피와 중량을 10%가량 줄이고, 2020년대 초까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2배 이상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전기차 주행거리가 지금보다 2배 이상 늘고 차량 무게를 줄일 수 있다.
프랑크 셰퍼스 로버트보쉬코리아 대표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보쉬의 사업 계획과 기술개발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버트보쉬코리아 제공
보쉬의 자율주행 관련 핵심 기술인력은 1년 전보다 500명 증원된 2500여명이다. 셰퍼스 대표는 ‘자동화로 일자리가 줄어들 우려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과거에도 새 기술이 나올 때마다 고용 축소 우려가 나왔으나 실제로는 반대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물리적 부담이 많은 작업은 자동화하고, 고도의 숙련이 필요한 작업은 사람에게 남게 될 것”이라며 “자동화를 도입한 기업들은 경쟁력을 더 갖춰 고용을 더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보쉬는 자동차 부품, 전동공구, 산업자동화 기계, 보안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독일계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로버트보쉬코리아, 보쉬전장, 보쉬렉스로스코리아, 이타스코리아, 케이비(KB)와이퍼시스템 등 5개 법인을 운영한다. 지난해 한국에서 2조2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