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광 TSR 대표. 사진 윤영미 기자
[강소기업 CEO] 류한광 TSR 대표
자동차용 방진 고무 세계 2위
연구개발인력 비중 20% 육박
중기청 ‘월드클래스 300’ 선정
자동차용 방진 고무 세계 2위
연구개발인력 비중 20% 육박
중기청 ‘월드클래스 300’ 선정
“3년간 6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부품 국산화에 성공한 게 회사의 성장 발판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기자실에서 만난 류한광(사진) ‘티에스알(TSR)’ 대표는 자동차용 방진 고무 ‘프로펠러 샤프트 커플링(샤프트 커플링)’ 부문에서 국내 1위, 세계 2위로 성장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경북 구미에 있는 티에스알은 자동차 진동과 소음을 줄이는 데 필요한 정밀 고무부품 제조업체다. 지난해 매출 638억원의 중소기업임에도 전체 직원 160명 중 연구개발인력이 20% 가까이 된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청이 선정하는 ‘월드 클래스 300’ 기업에 최근 선정됐다.
티에스알이 독일의 에스지에프(SGF)가 전세계 시장을 독점하던 샤프트 커플링 개발에 들어간 건 지난 2002년부터다. “당시 납품하던 현대·기아자동차에 외국 부품 조달과정에서 골치 아픈 게 뭐가 있는지 물었더니 ‘독점 상태의 에스지에프가 자신들이 만든 크기의 부품만 납품해 자동차 디자인 등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다’고 털어놓더군요.”
티에스알은 원래 자동차용 정밀 고무부품을 생산해오던 터라, 고객사가 원하는 맞춤형 샤프트 커플링 납품을 틈새시장으로 노리기로 했다. 이 부품은 전세계에서 에스지에프와 일본의 도요 2개사만 생산하고 있었다. 렉서스 자회사인 도요는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해 전량 렉서스, 닛산에만 납품하고 수출은 하지 않는다.
샤프트 커플링 개발·판매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스파이 작전하듯이 티에스알 직원이 에스지에프의 거래업체 직원으로 위장해 견학을 가기도 했다. 에스지에프가 사진을 못 찍게 해 머릿속에 담아온 설비들을 개념도만 그려서 시험설비를 만들었다. 류 대표는 “당시엔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도 팔릴지도 불확실한 상태였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마침내 2005년 샤프트 커플링 개발에 성공했지만, 현대·기아차는 “믿을 수 없다”며 사주질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수출부터 뚫어 지엠의 캐딜락 등에 먼저 납품한 뒤 그 실적으로 현대차에 납품할 수 있었다. 지금은 국내 자동차사뿐 아니라 보쉬, 넥스티어, 히다치 등 외국 주요 브랜드 1차 조립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매출의 47.0%로,세계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한다.
티에스알은 구미에 13평짜리 아파트 31채를 구입해 직원용 숙소로 제공하고 있다. 생산직, 관리직 신입사원들에게도 외국 박람회 등의 연수·출장 기회를 제공해 자기개발 동기를 부여한다. 류 대표는 “올해는 매출 목표 8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며 “지난해 영업이익 60억원으로 9.4%였던 영업이익률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 사진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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