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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장애인 복지차량 제조사 ‘이지무브’ 6년 만에 적자 탈피 축포

등록 2016-06-15 17:37수정 2016-06-15 19:52

휠체어 쉽게 오르내리는 복지차량
장애인 활동성 높여 사회활동 기여
국내 연간 수요 400~500대 열악
장애인 빈곤문제 커 정부지원 필수
미국·유럽·일본 등은 시장 커져
“지난해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조업 분야의 사회적 기업이지만, 지속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이동 약자들의 이동권을 높일 수 있는 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장애인 활동보조기구와 복지차량 제작 업체인 ‘이지무브’의 오도영 대표는 이달 초 경기도 화성 공장에서 열린 창립 기념행사에서 벅찬 소감을 말했다. 설립 6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처음 마련한 행사였다. 이 회사는 휠체어 같은 장애인 활동보조기구뿐 아니라 휠체어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특수한 기능을 갖춘 복지차량도 만든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출자한 뒤 지분 70%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10개 공익법인에 기부해 2010년 설립됐다. 이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 독자경영을 이어왔으며, 오 대표는 재활공학을 전공한 전문경영인이다.

이지무브는 장애인 활동 보조 수단을 생애주기에 따라 생산해 라인업을 갖춘 이후 복지차량 맞춤 개발에 성공하면서 적자 탈출의 기회를 잡았다. 먼저 어린 아이들을 위한 유모차형 휠체어부터 성장기에 필요한 자세교정 기구, 성인이 된 뒤 전동 휠체어까지 나이대별로 맞춤한 활동보조기구를 개발했다. 복지차량 개발과 생산은 2014년에 뛰어들었는데, 올해부터는 지방자치단체에 차량 납품을 본격화 했다. 현재 서울시와 남양주시 등에 장애인 콜택시 용도로 복지차량 26대를 보급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이지무브는 처음에 기아자동차 ‘카니발’을 개조해 복지차량을 개발했다. 뒷문을 열고 슬로프를 내린 뒤 뒷좌석을 접으면 장애인들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다. 이 차량은 2014년 6월 부산모터쇼에서 선보였는데 특허기술로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정비 편의성을 개선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같은 해 10월 인천 장애인아시안 게임에서 북한 선수단에게 제공되어 눈길을 끌었다.

이지무브가 기아차 카니발을 개조해 2014년 부산모터쇼에서 선보인 복지차량의 모습 이지무브 제공
이지무브가 기아차 카니발을 개조해 2014년 부산모터쇼에서 선보인 복지차량의 모습 이지무브 제공
이후 이지무브는 “비용 부담이 적은 소형차도 복지차량으로 개조해 개인들도 이런 차량을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아들였다. 기아차가 만든 소형차 ‘레이’를 복지차량으로 개조한 뒤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것이다.

지난해 열린 서울모터쇼에 이지무브가 기아차 레이를 개조해 만든 복지차량이 전시돼 있다. 이지무브 제공
지난해 열린 서울모터쇼에 이지무브가 기아차 레이를 개조해 만든 복지차량이 전시돼 있다. 이지무브 제공

아직 국내 시장은 열악하다. 복지차량 수요가 연간 400~500대 정도에 그치는데다 생산에 참여하는 회사도 10곳 남짓밖에 안 된다. 장애인 200명당 1대꼴로 장애인 콜택시 등을 보유하도록 한 법령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사들이는 게 수요의 거의 전부이고, 대기업 사회공헌 활동용으로 약간 판매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장애인 당사자나 가족이 차량을 구입하기엔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차량 개조비용을 고려하면 원래 차 값에 700만~1500만원 정도를 더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업계가 열악하다 보니 안전을 위한 기술표준도 미비한 상태다.

이지무브 화성공장에서 복지차량으로 개조 중인 카니발 차량. 이지무브 제공
이지무브 화성공장에서 복지차량으로 개조 중인 카니발 차량. 이지무브 제공
우리와 달리 외국에선 복지차량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시장이 커진 곳도 많다. 북유럽에서는 1980년대부터 복지차량 개념이 도입됐으며,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차량 개조비용을 장애인에게 지원해 시장이 크다. 독일 차량 개조 업체인 파라반은 연간 1만대를 만들어 장애인에게 보급하며, 이탈리아의 차량 개조업체 피비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중에 탄 차로 유명한 기아차 쏘울을 개조해 복지차량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미국도 1000여개 업체가 복지차량 제조에 뛰어들었을 만큼 시장이 크다. 이들 업체들은 협회를 만들어 기술표준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여기에 미달하는 회사는 퇴출한다. 미국은 장애인이 직업 활동에 차량을 필요로 할 경우, 구입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준다. 일본에서도 연간 7000여대의 복지차량 제작이 이뤄진다.

오도영 대표는 “유럽과 미국 등은 복지차량 지원 정책을 통해 중증 장애인들도 사회로 끌어내고 직업 활동에 참여하게 한다”면서 “국내에서도 지원 체계나 관련 법령을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화성/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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