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보일 신차 없어…일본 법인 AS업무”
올해 도쿄모터쇼에서는 현대·기아차를 볼 수 없다. 2년 전 열린 43회 도쿄모터쇼에 참여한 현대자동차는 당시 새로운 대형 트럭 ‘엑시언트’를 일본 시장에 소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이번 도쿄모터쇼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선보일 신차가 없다”며 “현대차 현지 판매법인(HMJ)은 판매가 주력이 아니라 품질 보증 등 기존에 판매한 제품 관리 업무를 하고 있고, 이를 위해 필요 최소 인원만 남아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13년 도쿄모터쇼에서 선보인 엑시언트를 실제로 일본 시장에 출시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2009년 일본 승용차 시장 철수를 선언한 뒤 버스·트럭 등 상용차 사업만 존속시킨다고 밝혔다. 1992년 설립된 기아재팬은 이미 2013년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2000년 일본 현지에 판매법인을 세우고 승용차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는 2004년 연간 최고인 2524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그 숫자는 계속 줄었다. 2009년 출시한 대형 버스 ‘유니 버스’도 연간 두 자릿수 판매에 머물렀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일본 시장 진출에 실패한 원인이 경소형차 비중이 3분의 2를 넘고 주차장이 좁은 일본 시장 특성에 맞춘 전략 차종을 내놓지 못한 탓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일산업협력기술재단은 2011년 내놓은 보고서 ‘한국 기업의 일본 시장 진출 성공 및 실패 요인 조사 연구’를 통해 일본 시장은 다른 국외 시장과는 매우 다른 특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포드 딜러가 현대차를 파는 일이 흔하지만, 일본에서는 불가능한 까닭에 현대차를 팔겠다는 딜러를 모집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잘 팔린 것은 일본차와 비슷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인데 일본에서는 이런 강점을 살리지 못했고, 점포망 부족으로 애프터서비스 등 사후 관리가 원활하지 못했던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도쿄/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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