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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차 못 사는 20대…국산차업계 주름살

등록 2015-03-12 19:37수정 2015-03-13 10:26

청년 실업·부채 증가 등 여파
20대 신차 구입 4년째 내리막길
일부는 수입차로 눈길 돌려
국산 소형차 판매 부진 ‘직격탄’
올해 서른살이 된 직장인 서아무개씨는 ‘20대에 자동차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결국 현실로 이루지 못했다. 4년 전 회사에 입사할 때만 해도 2~3년 돈을 모은 뒤 차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학자금 대출에 전셋집을 마련하면서 빌린 은행 돈을 갚다 보니 차량 구매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길어지는 청년실업과 불황 등의 여파로 20대의 차량 구매가 갈수록 줄고 있다. 특히 국산차 업체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소득 양극화로 인해 비교적 값이 싼 국산차를 ‘첫 차’로 선택하던 20대는 아예 차를 살 수 없는 형편으로 밀려나는 반면 학자금 대출 등 빚이 없는 상태에서 비교적 안정된 직장에 빨리 자리잡은 이들은 수입차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까닭이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20대의 승용차 구매 대수는 10만9671대로 나타났다. 30대 이상 연령층에서 모두 차량 구매가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20대의 신차 구입 대수는 2010년 14만8069대를 기록한 뒤 2011년 13만8880대, 2012년 12만4510대, 2013년 11만1558대로 4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렇다고 잠재수요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경찰청 집계를 보면 20대 신규 운전면허 발급자 수는 2008년 39만명에서 2009년에는 40만명을 넘어섰고, 2012년에는 55만명까지 늘어나는 등 예년과 비교해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높아지는 취업 연령과 학자금 등 부채 증가, 소득 양극화가 차량 구매로 이어지는 길을 막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2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신입사원 나이는 남자 33.2살, 여자 28.6살로 크게 높아졌다.

20대를 ‘백수’로 보내는 이들이 늘고, 돈을 모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면서 젊은층이 ‘첫 차’로 선호했던 국산 소형차는 특히 설 자리를 잃고 있다. 2013년 24만대가 넘었던 국산 소형차 판매량은 지난해에는 22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20대의 수입차 선호와 더불어 일부 20대들은 내집 마련 등 사실상 이루기 어려운 희망을 위해 저축을 하느니,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수입차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김아무개(31)씨는 “서울에 집을 마련할 엄두가 나지 않아 저축은 거의 포기하고 3년 전에 차를 샀는데 이왕 사는 것 타보고 싶었던 수입차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지난해 차량 등록 통계를 보면 20대의 신규 등록 차량은 9304대로 2013년 7790대보다 19.4% 늘었다.

국산차 업체들이 젊은층을 겨냥해 내놓은 차량의 판매 부진에도 이런 흐름이 반영됐다. 현대자동차가 2011년 ‘벨로스터’, ‘i30’, ‘i40’를 묶어 만든 ‘피와이엘’(PYL) 브랜드가 마케팅 전략 수정 등 갖은 처방에도 판매 실적이 나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보다 먼저 20대의 차량 소비가 줄어든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 체험 공간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결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젊은층 소비력 약화와 더불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국내차 업체들의 안이한 대처도 작용한 것”이라며 “기술력 중시, 스마트카 등에 대한 관심 등 변화하는 소비 성향 분석과 함께 원가 절감 노력 등도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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