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현대차 올 뉴 투싼, 르노삼성 QM3, 쌍용차 코란도C, 푸조2008, 폭스바겐 티구안.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 스포츠실용차(SUV)는 ‘신인왕’급 인기를 누렸다. 덩달아 스포츠실용차 시장도 급성장했다. ‘자가용 하면 승용차’라는 공식이 깨질 정도로 소비자들의 눈길이 스포츠실용차로 돌아갔다. 올해에도 국내 스포츠실용차 시장은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다양한 신차를 쏟아내고, 판촉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에는 판매량이 많은 ‘볼륨카’ 모델들이 스포츠실용차 시장에 상륙한다. 현대자동차가 3일(현지시각)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신형 ‘투싼’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이달 중순 공식 출시에 앞서 4일부터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신형 투싼은 2004년 첫 출시 이후 2009년 2세대 차량을 거쳐 6년 만에 선보이는 3번째 모델로 대표적인 스포츠실용차로 꼽힌다.
이번에 선보인 투싼에는 전방에 장애물이 나타나거나 보행자와 충돌이 예상될 경우 차량이 스스로 정지하는 자동 긴급제동장치(AEB)를 국내 스포츠실용차 가운데 처음으로 탑재한 것을 비롯해 각종 안전장치와 편의사양이 대거 추가됐다. 소형 스포츠실용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존 2.0ℓ급 모델보다 배기량을 줄인 1.7ℓ급 차량도 내놓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1.7ℓ급 모델에는 새로 개발한 7단 디시티(DCT) 변속기를 달아 연비도 높였다”며 “스포츠실용차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기아자동차도 ‘국민 스포츠실용차’로 자리매김한 ‘스포티지’의 새 모델을 올해 선보일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시장점유율이 높은 투싼과 스포티지의 새 모델 출시로 국내 스포츠실용차 시장 규모가 한층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에서 스포츠실용차는 사상 처음으로 30만대 넘게 팔리며(33만7755대) 2013년보다 15.1%가량 판매량이 늘었는데, 올해에는 판매량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른 업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목표 판매량보다 1만대 이상 많은 1만8000여대가 팔리며 소형 스포츠실용차 돌풍을 일으킨 ‘QM3’에 안전 사양 등을 추가한 새 모델을 1일 선보였고, 출시 뒤 한달 만에 계약 대수 1만대를 돌파한 ‘티볼리’를 앞세운 쌍용자동차는 ‘코란도C’의 고급형 모델을 새로 내놓았다. 한국지엠(GM) 역시 올해 소형 스포츠실용차 ‘트랙스’에 디젤 모델을 추가할 전망이다.
수입차 업체들도 신차 출시와 판촉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푸조의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한불모터스는 지난해 출시 뒤 “물량이 없어서 못 판다”는 평가까지 들었던 ‘푸조2008’ 가격을 낮췄고, 한국닛산과 렉서스도 각각 2015년형 ‘패스파인더’와 ‘NX200t’를 출시했다. 폭스바겐코리아 역시 무이자 할부 등 판촉 활동에 나서면서 판매량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 스포츠실용차는 4만1489대가 팔리면서 2013년보다 판매량이 38.6% 늘었다”며 “대대적인 시승행사 등을 통해 스포츠실용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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