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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뉴스AS] 사라진 쏘나타의 ‘신차 효과’는 어디로 갔을까?

등록 2014-11-30 11:13수정 2022-08-18 17:24

[뉴스AS] 신형 LF 반년치 판매량, 5년 전 YF에 비해 45% 감소
내수 불황, 노조 파업이 실적 부진의 이유?

최근 여러 인터넷 경제 매체를 중심으로 현대차 쏘나타의 올 한해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을 것이라는 뉴스가 일제히 쏟아졌습니다. 현대차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8년 동안 이어진 특정 차의 판매량이 한 해 동안 10만대 이상을 넘기는 ‘10만 클럽’ 기록 달성을 빼먹지 않았지만, 지난해는 9만3000여대를 판 아반떼와 모닝이 1~2위를 차지하면서 ‘10만 클럽’ 달성 차를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인터넷 경제 매체들의 기사에 따라 ‘10만 클럽’이 부활하면, 2년 만의 ‘10만 클럽’이 됩니다. 보도를 보면, 지난달 말까지 쏘나타는 신형과 구형,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국내 시장에서 모두 8만8485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추이를 봤을때, 두 달의 판매량을 더할 수 있는 올해 연말까지 쏘나타가 10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은 합리적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경제 매체 기사들처럼 쏘나타는 정말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몇 가지 사안을 살펴봤습니다.

먼저 5년 전으로 기억을 되돌려 봤습니다. 울룩불룩한 생김새 때문에 ‘삼엽충’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2009년 9월 출시된 YF 쏘나타(이하 YF)는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비난 일색이었던 ‘플루이딕 스컬프처’(차량 외관에 유체 흐름을 새긴 현대차의 고유 디자인 명칭)는 나중에 호평을 받았고, 형제 모델인 아반떼 MD(2010년 8월 출시)와 그랜저 HG(2011년 1월 출시) 등의 성공까지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올해 4월부터 판매된 LF 쏘나타(이하 LF)는 8개월이 넘도록 지배적인 존재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궁금증이 생겨 YF와 LF의 판매량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2009년 9월부터 2010년 2월까지 6개월동안 YF는 모두 8만7400대 판매됐습니다. 같은 기간 팔린 국산차 78만9550대 중 11.1%가 YF였습니다. 수입차까지 포함한 전체 판매량 82만6684대 중 YF의 비율은 10.6%였습니다.

2014년 4월부터 2014년 9월까지 6개월동안 LF는 모두 4만7976대 판매됐습니다. 같은 기간 팔린 국산차 72만1374대 중 6.7%가 LF였습니다. 수입차까지 포함한 전체 판매량 82만2784대 중 LF의 비율은 5.8%입니다.

그러니 우선 LF의 신차 효과는 YF에 견줘 상당히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시 직후 6개월 동안의 절대 판매량이 수치상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말이 되니까 말입니다.

국산차 소비가 줄어서라는 변명을 해주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YF가 출시된 2009년 9월부터 2010년 2월까지 6개월 동안 국산차 판매량은 78만9550대고, LF가 출시된 2014년 3월부터 9월까지는 72만1743대입니다. 국산차 판매량이 8.6% 줄어드는 동안 LF 판매량은 YF 판매량보다 45.1% 줄었으니 국산차 소비가 줄어서라는 변명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게다가 이 기간 동안 감소한 국산차 판매량 6만8176대 중 3만9424대가 쏘나타입니다. 줄어든 국산차 판매량의 약 57.8%가 쏘나타라는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현대차는 출시 여섯 달째인 지난 9월부터 LF를 택시로 투입하기도 합니다. LF는 택시 모델을 출시하지 않겠다던 기존 방침을 반년도 되지 않아 뒤집고 판매량 올리기에 열을 올린 것입니다. ’10만 클럽’ 달성 예상 뉴스가 다소 무색해지네요.

‘내수 부진’이라는 단어로 쏘나타의 ‘신차효과 실종 현상’을 설명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동안 쏘나타와 가격이 비슷하거나 더 비싼 수입차의 판매량은 2.7배(3만7134→10만1410대)나 늘어났습니다. 수입차 시장의 폭발적 확장 덕분에 국산차와 수입차를 아우른 한국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단 0.5%(82만6684대→82만2784대) 밖에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내수 시장 규모는 그리 차이가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올해 한국의 자동차 판매시장은 소비자들의 수입차 선호 성향이 강해지면서 국산차가 전보다 덜 팔리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핵심 된서리를 쏘나타가 맞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현대차로선 ‘10만 클럽’ 달성에 달뜨기보다 이런 분위기부터 어떻게 해야하지 않을까요?

LF의 실적 부진에 대해 현대자동차그룹 전략홍보팀의 한 차장은 “2009년 YF가 출시됐을 땐 노사 파업이 없어 생산이 순조로웠지만, 올해 LF가 출시됐을 때인 6~10월엔 노조 파업으로 4만2000대 가량 생산 차질을 빚어 판매량이 떨어진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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