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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뭐라, 자동차를 공유한다고? ‘카셰어링’ 급성장세

등록 2014-11-09 20:21수정 2014-11-10 15:07

스마트폰을 활용해 쏘카를 이용하는 모습.
스마트폰을 활용해 쏘카를 이용하는 모습.
차 필요할 때 나눠쓰는 카셰어링
1948년 스위스에서 시작, 60개국에 퍼져
국내선 2011년 도입, 약 70만 회원
경제성 높고, 렌터카보다 이용 편리
프랑스 파리 지하철 ‘블랑슈’역과 ‘아베스’역 사이는 환락가다. 1889년 생긴 댄스홀 ‘물랭루주’가 있는 블랑슈역에서 몽마르트르 언덕과 이어진 아베스역으로 가는 길에는 성인용품점들이 대낮부터 불을 켜고 손님을 끈다. 이 거리에 언뜻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 있다. 전기차 충전소다. 가게 앞 인도와 도로가 맞닿은 곳에 본인 인증 장치와 플러그를 뽑아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가 5대씩 설치돼 있다. 프랑스의 전기 차량 무인공유시스템인 ‘오토리브’ 정류소다. 오토리브는 성인용품점 거리까지 들어설 정도로 보편화됐다.

쏘카를 이용할 때 회원 카드를 차량에 있는 단말기에 대고 차 문을 여는 모습.
쏘카를 이용할 때 회원 카드를 차량에 있는 단말기에 대고 차 문을 여는 모습.
오토리브는 2011년 도입된 카셰어링 서비스다. 2007년 공용자전거를 빌려 쓸 수 있는 일종의 친환경적 공유경제 모델인 ‘벨리브’ 시스템이 파리의 상징이 되면서 전기차량으로 범위를 넓힌 것이다. 파리시가 기획하고 민간업체인 볼로레가 운영을 맡고 있는 오토리브는 이후 급성장했다. 30분(6유로, 약 8000원)부터 1년(144유로, 약 19만원) 단위 연회원으로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오토리브는 차량 구입비나 보험료가 부담스러운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용량이 늘었다. 전기차 250대와 주차장 250곳으로 시작한 뒤 현재 차량 수만 2000대가 넘는다. 파리 시내 중심에만 지하철역보다 많은 정류소가 있고, 시외 지역까지 넓히면 거점만 40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20~30대에 인기, 세컨드카 대신하기도
서울시 ‘나눔카’ 사업 가세로 날개
교통연 “국내 도시 잠재수요 300여만명”

자동차를 공유하는 개념의 이런 카셰어링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쏘카’와 ‘그린카’가 대표주자다.

제주도에서 차량 30대와 정류소 20곳을 두고 시작한 쏘카는 현재 서울을 비롯한 광역시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지금은 800여곳의 거점을 두고 1300여대의 차량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린카도 전국 33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800여곳의 거점에 1400여대의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 가입만 한 채 이용을 하지 않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두 업체의 회원은 69만명에 이른다. 쏘카 관계자는 “서비스 시작 2년 반 정도 지나면서 월평균 이용률이 1000% 정도 늘었고, 회원 수도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올해 상반기에만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성장 배경은 경제성이다. 쏘카 이용료는 이용시간당 요금에 주행거리당 요금을 더하는데, 경차인 쉐보레 ‘스파크’의 경우 10분 이용에 1050원, 주행거리 1㎞당 180원이다. 목돈 들여 차를 사 취득·등록세와 보험료를 내고 유지하는 것에 비해 싸다. 10분 단위까지 이용시간을 선택할 수 있어 렌트와도 다르다. 차를 살 여유가 없는 20~30대 젊은층이 이에 먼저 반응했다. 차가 가끔 필요하지만 많이 쓸 일은 없는 이들 사이에서도 세컨드카 구입 대신 간편하게 빌릴 수 있는 카셰어링 서비스가 입소문을 탔다.

여기에 서울시가 2012년 ‘나눔카’ 사업을 시작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쏘카와 그린카가 공식 사업자로 선정됐는데, 공영주차장 등을 활용해 차량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공간을 쉽게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카셰어링 서비스에 가입하는 회원이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셰어링은 1948년 스위스 취리히 ‘자가운전자조합’(Sefage·Selbstfahrergemeinschaft) 조합원들이 차를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차량 공유를 기반으로 한 임대사업이 등장했다. 이 틈새시장을 미국의 ‘집카’가 뚫었다. 2000년 보스턴에서 차 12대를 갖고 회원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집카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예약과 이용이 편리해지면서 급성장했다. 2011년 나스닥에 상장됐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렌터카 업체 ‘에이비스’가 5억달러(약 520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60여개 나라 1000여개 도시에서 카셰어링 서비스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업계는 추산한다. 독일 ‘카투고’, 네덜란드 ‘그린휠스’와 영국 ‘시티 카 클럽’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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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완성차 업체들도 관심을 갖는다. 카셰어링 업체가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높은 연비의 차량이나 친환경 차량을 배치하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로서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시험할 수 있는 무대가 된다. 젊은층 이용 비율이 높아 잠재 구매층과의 접점도 된다.

실제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자료를 보면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를 양산하기 전 집카를 통해 시험운행을 진행했다. 베엠베(BMW)도 카셰어링 업체에 전기차 ‘i3’를 제공하고, 포드나 폴크스바겐 등도 차량을 공급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카셰어링이 신차 수요 잠식보다는 신규 고객 유입 및 친환경차 확산 등의 효과가 있어 완성차 업체가 차량 공급 등을 통해 카셰어링 사업에 관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한국교통연구원 박준식 부연구위원과 문지혜 연구원이 2012년 작성한 <카셰어링 서비스의 수요 추정 및 도입 효과 분석> 논문을 보면 서울·경기 지역과 주요 광역시에서만 카셰어링 이용 잠재수요는 350만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쏘카나 그린카가 알려지기 전인 2012년 운전면허 보유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26.3%가 ‘카셰어링을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경제·사회적인 효과가 현재로서는 과장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용 빈도가 낮은 차량 소유 대신 필요할 때만 차를 빌려 써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운행 대수 감소 및 친환경 차량 이용으로 환경에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택시나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 이용자가 유입되는 경우에는 전체 통행량 감소 효과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는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카셰어링 서비스 용도로 지정된 주차장에 일반 차량을 세워 놓는 등 인식부족으로 인한 불편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점이다. 김경철 한국교통연구원 전 원장은 “차량 이용 빈도가 낮은 이들은 카셰어링 정착 시 차량 처분도 생각하는데, 이럴 경우 전체 차량 감소와 주차문제 해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효과 극대화를 위한 정책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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