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 택시.
모터쇼 열린 파리의 자동차 풍경
택시회사는 친환경 이미지 홍보
파리 시내 32곳에 전기차 충전소
CO2 배출차량에 부담금 받아
친환경차 구입자들에 보조금
프랑스 정부 강력한 정책 효과
모터쇼 친환경차 대열 이어져
택시회사는 친환경 이미지 홍보
파리 시내 32곳에 전기차 충전소
CO2 배출차량에 부담금 받아
친환경차 구입자들에 보조금
프랑스 정부 강력한 정책 효과
모터쇼 친환경차 대열 이어져
‘2014 파리 모터쇼’가 개막한 2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으로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취재진을 태운 택시들이 속속 도착했다. 이들이 타고 온 택시 가운데는 특히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가 많았다. 프랑스 정부가 2008년부터 친환경 차량 구입자에게 최대 5000유로(약 670만원)가량을 보조금으로 주면서 등장하기 시작한 하이브리드 차량은 이제 파리에서는 택시로도 대중적으로 정착했다.
‘친환경’은 택시 회사의 마케팅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지세븐 택시스(G7 Taxis)’는 하이브리드 차량 택시에 ‘그린 캡(Green Cap)’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환경 친화적인 이미지를 홍보하고 했다. 지난해부터 프리우스 택시를 운전하고 있다는 알제리 출신의 함 뎀 살라(38)씨는 “파리는 시내 주행 속도를 시속 30㎞ 정도로 제한하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이 많아 연료 효율이 좋은 차가 인기”라며 “정부 보조금 혜택도 받을 수 있는 데다 승객들도 선호해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토요타코리아가 지난 8월 프리우스 택시를 내놨지만 아직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우리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도로 위에서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보는 것만큼 자주 접하는 것이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전기차 충전소다. 현재 파리에는 32개의 전기차 충전소가 있다. 충전 요금을 내는 자판기와 함께 플러그가 달린 작은 기둥이 5개씩 놓여있는 충전소에서는 독일의 경차 제조업체인 ‘스마트’가 만든 전기차 등을 충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도 한 쪽으로 음료 자판기 정도 크기의 자동 요금 정산기를 놓고 플러그를 빼 쓸 수 있는 기둥 몇 개만 설치하면 돼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도 않는다. 실제로 개선문 인근 ‘빅토르 위고 거리’나 ‘몽마르트 언덕’을 오르는 길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에도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돼 있다.
친환경 차량이 점차 대중적으로 스며든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있다. 프랑스는 2008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차량 구매자에게 부담금을 내게 하고 이를 친환경차 소비자들에게 보조금으로 주는 ‘보너스 맬러스’ 제도를 운영했다. 올해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른 과징금 부과 구간을 확대하는 등 친환경 정책에 더욱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연합이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95g까지 낮추게 하면서 친환경 차량은 ‘대세’가 됐다.
이런 움직임은 모터쇼 전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랑스 업체인 푸조와 시트로앵, 르노 등은 1~2ℓ로 100㎞를 갈 수 있는 차량을 연이어 선보였고,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도 수없이 등장했다. 각종 소형차도 대거 선보이며 연비와 친환경을 강조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 여전했다. 그동안 주로 양산형 디젤 차량을 앞세워 연비 효율을 강조했던 독일차 업체들도 순수 전기차와 전기를 활용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세웠다. 베엠베(BMW)는 아예 전시장 입구부터 전기차 ‘i3’와 ‘i8’을 앞세워 전시했다. 베엠베는 “앞으로 르노와 닛산, 폴크스바겐 등과 함께 파리에만 200개 이상의 전기차 충전소를 만들어 30분 이내에 충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의 ‘모델S’와 미쓰비시의 ‘아이미브(i-Miev), 닛산의 ‘리프’ 등 기존 전기차들도 여전히 주목 받았다.
특히 전기차 바람은 상용차 부문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번 모터쇼에서 닛산은 전기 승합차 ‘이 엔브이(e-nv)’를 선보였고, 스페인 업체인 ‘코마스’와 영국의 ‘메가’ 등 중소업체들도 전기 트럭과 전기 버스도 전시해 앞으로 전기차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발걸음은 더뎌 보였다. 기아자동차는 유럽 시장에 맞춘 소형차를 대거 선보였지만 친환경 차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현대자동차는 ‘블루 드라이브’ 구역을 만들어 수소연료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등을 내놨지만 높은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현대차 전시장을 찾은 한 독일 기자는 <한겨레> 기자에게 “구색 맞추기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파리/글ㆍ사진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언덕 인근 거리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 요금을 낼 수 있는 자판기와 플러그를 뽑아 쓸 수 있는 기둥이 인도 한쪽에 설치돼 있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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