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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한전 터 현대차 품에…감정가 3배인 ‘10조5500억 베팅’

등록 2014-09-18 20:12수정 2014-09-21 16:50

현대차 한전 터 낙찰 개요
현대차 한전 터 낙찰 개요
평당 4억 공매사상 최고가…그룹 내에서 “우리도 놀랐다”
“통합사옥·글로벌비즈니스센터 계획…100년 내다본 결정”
투자비 15조원 예상 경제적 손실 지적…주가 9.17% 폭락
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이라는 평가를 받는 삼성동 코엑스 옆 축구장 12배 면적(7만9342㎡)의 한국전력 터가 현대자동차그룹 컨소시엄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현대차는 이 터에 통합 본사가 들어설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짓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 터의 인수가격으로 무려 10조5500억원(감정가 3조3346억원)을 써낸 것으로 드러나, 그룹 안에서 “우리도 놀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전이 입찰 하한선인 ‘예정가격’으로 잡아 놨던 금액도 부지 감정가와 동일한 3조3346억원이었다. 예정가에 견줘서도 3배 이상 되는 거액을 현대차그룹이 써낸 것이다. 이 때문에 무리한 출혈을 감수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면서, 현대차 주가는 이날 9.17%나 폭락했다.

현대차그룹은 17일 오후 마감한 이번 입찰에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응찰자는 13곳이었지만 11곳은 응찰이 무효가 됐고,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인 삼성전자는 현대차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에서는 경제성을 고려한 한전 터 적정 인수가격을 5조원가량으로 평가해왔다. 매입비용에 개발비용까지 합쳐 10조원 이상을 투입하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시장 평가액의 갑절을 웃도는 낙찰가격은 3.3㎡당 4억3880만원에 이른다. 한 건설업체 대표는 “용산 철도기지창이 감정가(3조7000억원)의 2배인 8조원에 매각된 적이 있고, 판교 알파돔시티 터가 감정가(3.3㎡당 3300만원)의 2배를 넘는 3.3㎡당 7000만원에 낙찰된 적이 있지만, 이번엔 이를 크게 넘어섰다”며 “이번 한전 터 낙찰가는 기부채납까지 감안하면 앞으로 깨지기 어려운 공매사상 최고 땅값 기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터를 인수하게 되면서 그동안 여러 차례 밝힌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 구상을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됐다. 특히 통합 사옥 마련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통합 사옥은 현대차그룹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공간이다. 2000년대 들어 235만대 수준이던 자동차 판매량을 지난해 756만대로 늘리면서 세계 5위의 완성차 업체로 올라선 만큼 자동차를 중심으로 이뤄진 계열사와 전세계 9개국에 있는 31개 공장의 관리와 지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통합 사옥 마련이 절실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통합 사옥과 더불어 글로벌비즈니스센터에 신차 출고 센터, 자동차박물관과 각종 전시관은 물론 국제회의를 열 수 있는 컨벤션센터와 공연장도 들일 계획이다. 폴크스바겐의 아우토슈타트나 베엠베(BMW)의 ‘베엠베 벨트’처럼 자동차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인프라 부족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외국 바이어들을 상대로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해외에서 치른 행사에 참석한 연인원만 7만~8만명에 이르는데, 이들을 국내로 부르면 한 해 1조3000억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돼 국내 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물(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초고층 타워를 세우는 방법도 논의하고 있다. 건립비 등은 30여개 입주 예정 계열사와 함께 8년 동안 분산 투자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계열사의 지분 비율이나 구체적인 건립비용, 비용 회수 방법 등은 앞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한전 터를 사는 데 너무 많은 돈을 쓰게 돼 경제적 손실이 적잖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는 서울시와 별도의 감정평가 과정을 거쳐 공공기여(기부채납)로 땅값의 40% 안팎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기존 감정평가액(3조3346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1조3400억원이다. 여기에 시설물 등의 건축비를 포함하면 총투자비는 15조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다시 팔 경우 8조원 이상을 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쪽은 ‘상업적 활용 용도가 아니라 실수요자로서 100년 뒤 미래 가치를 보고 결정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룹을 상징하는 사옥도 마련하고 현재 계열사들이 내고 있는 한 해 2400억원이 넘는 임차료 부담도 덜게 된다”며 “지난 10년 동안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상승률이 연평균 9%에 달했다. 이를 생각해도 10~20년 뒤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승헌 정세라 이정애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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