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부품물류센터.
3만여종 부품 보관 가능
“서비스 시간 단축” 강조
“서비스 시간 단축” 강조
“서비스를 받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 고객들의 편의를 늘리겠다.”
벤츠코리아에서 서비스 부문을 총괄하는 조규상 부사장은 ‘서비스 시간 단축’을 강조했다. 지난 10일 경기 안성시에 문을 연 벤츠의 부품물류센터(사진)를 30일 소개하면서다. 조 부사장은 이날 “기존보다 부품 재고량을 1.5배 늘리고, 주요 부품의 경우는 예측 수요치보다 두 배 정도 많은 물량을 준비해 물류센터를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6월 착공한 뒤 520억원을 들여 새로 물류센터를 지었다. 기존 물류센터보다 2.5배 정도 큰 1만7800㎡규모에 3만1000여종의 부품을 보관할 수 있게 했다. 차량을 사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에서 필요한 부품도 늘어나고 있는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벤츠코리아가 국내로 들여오는 부품량은 2011년과 비교할 때(40t 컨테이너 개수 기준) 지난해에 80%이상 늘었다.
지난해 물류센터를 확장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이어 벤츠코리아도 부품 물류센터를 확장 운영하면서 수입차 업계의 부품 값 인하와 수리기간 단축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벤츠를 비롯한 주요 수입차 업체들은 부품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베엠베(BMW)코리아는 2006년부터 경기 이천시에 벤츠코리아와 비슷한 규모(1만6500㎡)의 센터를 열고 2만7000여종의 부품을 취급하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도 현재 3만5000여종의 부품을 다루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3500대 가량을 팔아 수입차 시장 점유율 2.8% 정도를 기록한 한국닛산도 1만5000종의 부품을 보관하는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품 보유량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많아야 3만~4만 종류를 보관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지역 거점 물류센터 수준의 운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아예 물류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곳이 많다. 수입차 부품은 대부분 외국에서 들여오는데, 물류센터가 없는 경우 수입차 국내 유통 및 서비스를 맡고 있는 딜러사들의 서비스센터에서 각자 부품 조달을 해야 하기 때문에 유통 과정이 복잡해진다. 도심에 있는 수입차 서비스센터가 보유할 수 있는 물량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부품 관리 비용이 가격 거품 구조를 키운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그러다보니 제때 부품 공급이 안 돼 과도한 렌트카 비용을 내게 되는 구조도 문제다.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이 지난해 손해보험회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2년 폭스바겐의 평균 수리일수는 10.1일에 달했다. 아우디와 벤츠, 베엠베도 수리 기간이 6일을 넘어 국산 차량 평균(4.3일)보다 길었다. 평균 렌트 비용은 국산차의 3.6배에 달했다. 비싼 부품 값과 더불어 긴 수리기간으로 인한 차량 렌트 비용을 보험사가 지급하면서 애꿎은 국산차 이용자들의 보험료 부담까지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물류센터 규모를 늘리는 등 부품 조달에 신경쓰고 나서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물류창고를 운영하면 미리 재고를 준비해 항공배송 대신 선박을 이용하는 등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부품값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엠베코리아 관계자는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앞으로 물류창고를 추가로 만들어 지방고객의 서비스 증대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성/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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