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큐엠3의 한국 생산 검토
한국지엠, 부평 디자인센터 확장
쌍용차, 실적 개선…해고문제 남아
한국지엠, 부평 디자인센터 확장
쌍용차, 실적 개선…해고문제 남아
‘한국 철수설’에서 자유롭지 않은 르노삼성자동차·한국지엠(GM)·쌍용자동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르노삼성은 수입해오던 큐엠(QM)3의 국내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반면, 한국지엠은 유럽 수출 물량을 대폭 줄인 가운데 일부 미국 수출용 소형차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쌍용차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해고노동자들의 복귀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27일 자동차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르노삼성은 이달 초 방한한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의 지시에 따라 스페인에서 수입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큐엠3의 국내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르노삼성 고위관계자는 “애초 큐엠3의 한국 생산 계획이 없었지만 한국에서 큐엠3의 인기가 높아 곤 회장이 국내 생산 검토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큐엠3는 지난해 12월 한국 수입을 시작해 1000대 초도물량이 7분 만에 다 팔리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3월까지 2039대가 팔렸고, 올해 2만여대를 수입·판매할 계획이다.
그동안 르노삼성의 한국철수설은 무엇보다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힘을 얻어왔다. 르노삼성의 연구개발비는 2011년 1545억원에서 2012년 1437억원, 2013년 1405억원으로 점차 축소돼 왔다. 르노삼성은 2012년 대규모 희망퇴직에 이어 최근에도 생산·정비직 52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특히 르노 본사가 중국 둥펑자동차와 합작해 2016년부터 중국 현지 생산을 늘리기로 하면서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미래가 불투명했다. 그래서 큐엠3의 국내 생산 검토와 더불어 르노삼성이 2016년 출시예정으로 개발 중인 에스엠(SM)5 후속 모델 등이 부산공장 가동률을 높일지 주목받고 있다. 곤 회장은 지난 2일 “르노삼성이 르노그룹의 가장 중요한 시장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의 ‘먹튀’ 우려는 여전히 높다. 지난해 말 지엠 본사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 철수를 결정하면서 유럽 수출 물량을 대부분 담당해온 한국지엠의 수출량은 올들어 지난해보다 20% 이상 급감했다. 내년 말 유럽 철수가 마무리되면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생산량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 비용 2900억여원도 한국지엠이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형 세단을 미국에서 수입하는 방안 역시 검토되고 있다. 한국지엠 역시 연구개발비 투자를 2011년 6599억원에서 지난해 5643억원으로 줄여가고 있다. 반면 중국에는 2017년까지 12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다만 올 연말부터 소형 에스유브이(SUV) 쉐보레 트랙스를 부평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기로 했고, 25일 인천 부평 본사에서 디자인센터를 확장해 연 것으로 ’먹튀’ 우려를 조금은 덜고 있다.
쌍용차는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지면서 당장은 ‘한국철수설’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지엠이나 르노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온 것과 달리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 정상화가 급선무다. 쌍용차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7% 늘었고, 6년째 적자를 봤지만 영업손실이 89억원으로 줄어 올해는 흑자 가능성도 점쳐진다. 쌍용차는 연구개발비도 2011년 1237억원에서 지난해 1535억원으로 늘렸다. 쌍용차의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는 2009년 대규모 해고 사태의 책임 문제다. 지난 2월 서울고법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 153명의 해고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지만 쌍용차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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