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 4공장 건설지로 충칭시가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정몽구(왼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27일(현지시각) 중국 충칭시 위저우 호텔에서 쑨정차이 서기를 만나 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폴크스바겐 저가 소형차 출시 서둘러
일본 업체들도 ‘엔저’ 업고 공세
현대차 “4공장 건설로 성장세 이을것”
일본 업체들도 ‘엔저’ 업고 공세
현대차 “4공장 건설로 성장세 이을것”
폴크스바겐을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에 가격을 대폭 내린 소형차(C1 차급)를 대거 투입할 계획이다. 소형차 판매에 힘입어 단기간에 중국 내 판매 실적을 크게 높여왔던 현대·기아차에 새로운 도전이 될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2016년~2017년 사이 중국에 6000~8000유로(900만~1200만원) 수준의 저가 소형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내구성과 안전성을 충족하는 동시에 수익성까지 확보하긴 힘들다는 판단 하에 저가차 출시를 미뤄왔던 폴크스바겐이 소득 수준 향상으로 중산층이 확대되고 있는 중국 등 신흥시장을 잡기 위해 저가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몇 주 안에 경영층의 최종 승인을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는 저가차 프로젝트가 시작될 전망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구형 엔진과 플랫폼을 활용하는 동시에 부품도 현지에서 조달하는 등 중국 현지에서 연간 5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반일감정’ 등으로 고전했던 일본 업체들도 엔저를 뒷배 삼아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도요타가 지난해 11월 신형 비오스를 구형 모델보다 28% 낮은 6만9800위안(1200만원, 1.3ℓ급 최저트림)에 출시한 데 이어, 이달 초 1.5ℓ급 7만9800위안짜리 저가 트림을 추가한 게 대표적이다. 도요타는 또 1만4000위안(250만원)을 선납하면 일일 최저 13위안을 납입하는 신규 할부금융 상품을 통해 소형차 구매자의 초기 구매 부담도 낮춰줄 계획이다. 구매력이 부족한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전체 판매의 10%에 불과한 소형차 판매 비중을 향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모델 노후화와 낮은 가격 경쟁력으로 소형차 판매가 부진했던 혼다 역시 다음달 열리는 베이징모터쇼를 통해 상품성을 강화한 신형 피트와 시티 등을 공개하며 소형차 시장 탈환에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 시점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포드와 닛산 등도 5만위안 전후의 저가차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이 저렴한 소형차로 집중 공세를 펼치는 것은 소형차 판매에 강세를 보여왔던 현대·기아차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소형차 베르나(국내명 엑센트)와 기아차의 K2(국내명 프라이드)는 지난 1월 중국 소형차 부문에서 각각 판매량 1, 5위를 차지하는 등 현대·기아차의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는 ‘효자’ 구실을 해왔다. 하지만 경쟁사들과 달리 두 회사는 당분간 신차 계획이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아차 중국 3공장이 준공되는데다 현대차의 4공장까지 건설돼 적기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만큼, 시장점유율 3위를 지키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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