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현대자동차가 출시를 앞둔 ‘엘에프(LF) 쏘나타’의 연비가 개선됐음을 강조하려고 무리하게 미인증 연비를 공개했다가 뒤늦게 사과했다.

현대차는 17일 “정부의 인증 절차를 거친 결과, 엘에프 쏘나타(2.0 가솔린 A/T)의 공인 연비가 12.1㎞/ℓ로 확정됐다”고 밝히며, “지난 4일 미디어 설명회에서 공개했던 연비 수치(12.6㎞/ℓ)는 연구소 자체 시험에서 나온 잠정 수치(미인증)인데 착오로 발표자료에 잘못 삽입됐다”고 공식 사과했다.

현대차는 당시 미디어 설명회에서 엘에프 쏘나타가 기존의 와이에프 쏘나타에 비해 차체 중량은 늘어났지만 연비는 오히려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가 당시 발표한 엘에프 쏘나타의 연비는 12.6㎞/ℓ로, 기존 와이에프 쏘나타의 연비 11.9㎞/ℓ보다 높았다. 현대차는 “차체 크기가 더 커지고 안전사양이 대폭 추가됐음에도 초고장력 강판을 확대 적용해 중량 증가를 45㎏ 수준으로 최소화한 덕분에 기존의 와이에프 쏘나타보다 연비가 개선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안정성’과 ‘연비 개선’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것이었다.

당시 발표된 엘에프 소나타 연비는 현대차 연구소의 자체 시험을 통해 얻은 잠정 수치일 뿐, 정부 인증 수치가 아니었다. 지난 2월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연비 인증 신청을 한 현대차는 당시까지 정부로부터 실측 결과를 통보받지 못한 상태였으나, 현대차는 당시 이런 사실을 설명하지 않았다.

산업부는 지난 14일 현대차에 엘에프 쏘나타의 공식 연비를 12.1㎞/ℓ라고 통보했다. 결과적으로 와이에프 쏘나타보다 연비가 개선되긴 했으나, 현대차가 소비자들에게 연비를 과장해 알렸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현대차가 미인증 연비까지 공개하며 엘에프 쏘나타의 연비 개선을 강조한 것은 지난해 말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가 차체 중량은 늘고 연비는 떨어졌다며 기술력 논란에 휘말렸던 것을 지나치게 의식한 탓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신형 제네시스가 논란이 되면서 차체 중량 증가에도 연비가 개선됐다는 점을 강조하려다 보니 (미인증 연비를 공개하는) 무리수를 둔 것 같다. 국내 차들의 ‘뻥연비’ 논란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이런 사고까지 쳐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