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엠베(BMW) 최초로 전륜구동을 탑재한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
제네바 모터쇼 개막
경제성·효율성 장점 내세운
폴스바겐·푸조 등 소형차 내놔
현대와 닛산은 친환경차 선봬
4억대 람보르기니 ‘슈퍼카’ 눈길
경제성·효율성 장점 내세운
폴스바겐·푸조 등 소형차 내놔
현대와 닛산은 친환경차 선봬
4억대 람보르기니 ‘슈퍼카’ 눈길
‘실속 있는, 친환경, 양산차들의 출격 준비 현장.’
4일(현지시각) 언론공개 행사(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16일까지 계속되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로, 자동차의 본 고장인 유럽에서 올해 들어 처음 열리는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선 장기간 경기 침체에 시달려온 유럽 자동차 시장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고성능을 강조한 대형 세단을 무대 중심에 배치했다면, 이번 제네바 모터쇼는 유럽 자동차 시장의 침체를 반영하듯 경제성과 효율성으로 무장한 실속있는 차들이 대거 앞세워진다. 폭스바겐의‘폴로 TSI 블루모션’, 르노그룹과 스마트가 공동 개발한 ‘트윙고’(3세대 모델), 푸조의 ‘뉴 108’, 시트로엥의 ‘C1’등 유럽 업체들이 소형차들을 앞다퉈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이번 모터쇼를 유럽 시장을 겨냥한 신차 발표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도 도드라진다. 국산차 업계의 맏이격인 현대·기아차가 당장 올해 하반기 유럽시장에 투입될 양산차 모델을 유럽 시장에 첫 선을 보이는 게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유럽의 명차를 따라잡으라’는 정몽구 회장의 특명을 받아 탄생시킨 신형 제네시스를, 기아차는 1회 충전에 148㎞ 주행(유럽 기준 200㎞ 예상)이 가능한 친환경 전기차 ‘쏘울 EV’를 무대 중앙에 세워 유럽 고객들의 반응을 살필 예정이다.
폭스바겐도 올 가을께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할, 7세대 신형 골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골프 GTE’를 앞세웠다. 베엠베(BMW)는 최초의 전륜구동 탑재 모델인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를 세계 최초로 데뷔시킨 뒤 올해 9월부터 영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들어 대다수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고성능차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친환경·고성능 차라는 딱지만으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어려운 게 요즘 모터쇼의 분위기다. 나만의 독보적인 새 기술을 선보이는 것만큼이나, 주행거리나 퍼포먼스 면에서 경쟁 모델보다 월등히 우월하다는 걸 입증하는 게 필수다.
친환경차 부문 후발 주자인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36㎾급 차세대 리튬-이온배터리를 적용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해 완전 충전으로 최대 600㎞를 주행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 ‘HED-9’(인트라도)를 선보여, 수소연료전지차 부문에서 선도 주자임을 뽐낼 예정이다. 닛산은 순수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리프’를 기반으로 설계된 ‘e-NV200’를 통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닛산의 주도권을 유지한다는 계획인데, 친환경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동급 최강인 트렁크 용량(카고밴 ‘NV200’과 동일)을 자랑꺼리로 내세우고 있다. 시트로엥도 이번에 선보이는 ‘C4 칵투스’가 기존의 ‘C4’보다 200㎏가량 무게를 줄여 연비를 대폭 향상시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속있는 차만큼이나 모터쇼에서 주목을 받는 건 역시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비싸고, 고성능을 자랑하는 슈퍼카들이다. 이번 모터쇼에서도 최저가 모델 가격이 4억대 중반을 호가하는 람보르기니의 ‘우라칸 LP 610-4’과 최고 시속 322㎞를 뽐내는 페라리의 ‘캘리포니아 T’ 등 슈퍼카들이 첫 선을 보이며 관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바/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최대 600㎞를 주행할 수 있는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 ‘HED-9’(인트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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